국내 천문 역사상 처음으로 오로라의 모습이 촬영됐다.
한국해양연구원(KORDI) 극지연구소 원영인(元永仁) 정종균(鄭鍾均) 박사팀은 지난달 30일 오전 3시40분경 경북 영천에 있는 보현산 천문대에서 적색 오로라를 촬영했다고 31일 밝혔다.
KORDI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고려시대의 자연관찰 기록서 ‘오행지(五行志)’에 오로라의 관측 기록이 처음 등장한 이후 실제로 촬영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번 촬영에는 우주환경연구용 ‘전천(全天) 카메라’가 사용됐으며 오전 3시40분부터 4시 사이에 찍힌 사진에 붉은색 오로라의 모습이 담겨 있다.
원 박사팀은 “태양에서 방출된 고(高) 에너지 입자들이 지구 고층의 입자와 부닥쳐 강력한 자기폭풍현상이 발생한 탓에 한반도에서도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오로라는 북위 60도 이상 북극권에서는 종종 볼 수 있으나 중위도에 있는 한반도에서 관측하기는 매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환경정보 사이트인 ‘스페이스웨더닷컴’(www.spaceweather.com)에 따르면 최근 강력한 태양폭발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내 촬영시간대와 비슷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와 텍사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미국 남부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됐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