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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SBS '왕의 여자' 아역 박은빈

입력 | 2003-11-02 17:12:00

박주일기자


“사극 분장을 하기 위해 쪽머리에 큰머리를 얹으면 처음엔 정수리 부분이 콕콕 찍히는 것처럼 아파요. 요즘 쓰지 않는 말투로 대사를 해야 하지만 사극이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SBS 대하사극 ‘왕의 여자’에서 ‘동정월’ 김혜리의 아역으로 출연 중인 박은빈(12·사진)은 선한 눈망울과 차분한 성격을 가진 사극전문 아역배우다. KBS2 ‘명성황후’의 세자빈, ‘무인시대’의 태자비, MBC ‘상도’의 이쁜이로 출연해 사극 시청자들에겐 익숙한 얼굴. 아역배우지만 배역에 몰입하는 연기는 성인연기자 못지 않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무인시대’에서 군인들에게 끌려가면서 울고불고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카메라 불이 들어오니까 며칠간 외웠던 대사가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거예요. 순간 너무 무서워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더군요. 겁에 질려 하염없이 울었는데 감독님이 ‘좋아’하고 외쳤어요.”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 연기학원에 다녔다는 박양은 6세 때 SBS드라마 ‘백야 3.98’로 데뷔했다. 이후 SBS ‘도둑의 딸’, MBC ‘위풍당당 그녀’ 등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했고, ‘개그콘서트’의 수다맨 코너에서 강성범의 파트너로 출연하기도 했다. 2002년 ‘경의선 동해선 연결 착공식’에서 철책문을 열고 나오는 북한소녀로 깜짝 등장해 CNN 등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박양은 경의선 연결식 3시간 전에 민간인 최초로 철책문은 넘어간 주인공이 됐다. “3시간 동안 철책문 밖에서 기다리는 데 옆에는 다 지뢰밭이라고 하는 거예요. 같이 출연한 오빠랑 모래주머니 위에서 기다렸어요. 시간이 돼 막상 나오려고 하니 발가락에 쥐가 나 간신히 나왔어요. 제가 나오니까 사람들이 진짜 북한소녀냐, 김정일 딸 아니냐고 묻더군요.”

박양은 요즘 KBS1 ‘열려라 동요세상’을 진행하면서 “노래를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촬영 일정 때문에 수업에도 자주 빠지고, 피아노 바이올린도 배울 수 없었다는 것. 박양은 장래희망에 대해 “조디포스터같이 공부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