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38개월 된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아직도 대변을 팬티에 봅니다. 달래도 보고 가끔은 화도 내 보곤 했지만 별 효과가 없습니다. “응가, 어디서 눠야 하지?” 하고 물으면 “변기”라고 대답하지만 막상 변의가 느껴지면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 가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서 힘을 줍니다. 또 얼마나 예민한지 외출을 하거나 다른 집에 가면 아무리 마려워도 절대로 변을 보지 않습니다. 조금 다그쳤더니 3, 4일간 변을 보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ilovehl@empal.com)
A> 대변이 딱딱하거나 염소똥 모양은 아닌지요? 소아변비는 일주일에 2회 이하로 변을 보거나 매일 변을 보더라도 배변시 출혈이나 통증이 동반할 때 진단합니다. 소아변비의 90% 이상은 참는 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축적성 변비입니다.
편식을 하거나 우유를 많이 먹고 야채나 수분섭취가 부족한 경우 발생하지만 배변에 대한 두려움, 적절한 배변훈련이 없는 경우, 강요에 의한 심리적 압박도 한 요인입니다.
이 아이의 경우엔 배변시 통증이 있거나 제대로 일을 보지 못한 심리적 압박으로 인한 두려움이 있고 스트레스로 위축이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서 변을 보는 것도 아이가 변을 보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배변시 통증 때문일 수 있습니다. 아이를 다그치지 말고 잘했을 때는 칭찬하며 배변이 더럽거나 혐오스러운 게 아니고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가르쳐 주세요.
소아변비는 바른 식습관을 길러주고 적절한 배변훈련을 하는 것이 근본적 치료법입니다. 먼저 아이의 식습관을 살펴서 아침을 거르지 않고, 편식하지 않게 하는 동시에 간식이나 음료수를 줄이고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합니다. 또 배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일정한 시간에, 가능한 한 아침식사 후 30분 이내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입니다. 이때 엄마가 함께 가서 책도 읽어주고,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하고 음악을 틀어주는 등 배변이 즐겁도록 해 주세요. 그리고 대변을 잘 본 경우 상을 주거나 달력에 스티커를 붙이는 등 칭찬을 아끼지 마십시오.
제일 중요한 것은 부모가 조급해 하지 않는 것입니다. 올바른 배변은 오랜 훈련과 습관만이 최선의 방법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이렇게 해도 잘되지 않으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박인숙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소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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