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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윤미혜/댁의 아이 봉사활동 시키나요?

입력 | 2003-11-03 18:29:00

윤미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워야 할 청소년들이 옷을 사고 신발을 사기 위해 성매매를 하고, 유흥비를 벌기 위해 절도를 하고, 카드 빚을 갚기 위해 살인을 한다. 매일 매일이 충격의 연속인 것이 요즘 시기다.

핵가족 안에서 귀하고 부러울 것 없이 자란 아이들은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통제할 수 없는 학생, 교사를 무시하는 청소년이 된다. 인간성 상실, 생명경시와 폭력, 윤리적 타락과 물질만능주의 등 현대의 사회악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더욱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상대방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마음가짐과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은 측은지심이 일어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생명의 존엄성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환경보호 활동과 절약을 생활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은 가정이나 학교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청소년들에게 학교 외에 건전한 단체에서 심신 단련을 하는 과외 활동을 권장하고 싶다.

모든 사람은 형제라는 인도적 사랑과 봉사의 인도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창립된 대한적십자사의 청소년적십자(RCY)는 6·25전쟁으로 황폐해진 국토를 되살리기 위해 1953년 4월 나무심기로 첫 활동을 시작한 이래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RCY 단원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포스트 활동을 하며, 각종 수련회와 국제교류활동에 참가해 상호이해와 친선을 다진다. 재해현장에서 복구활동에도 참여하고, 방학 동안에는 개발도상국으로 나가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이, 어린 시절 건전한 생활을 통해 터득한 다양한 경험은 성인이 돼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단체 활동은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다져 준다. 청소년들은 그 속에서 자긍심과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고 인간사회가 요구하는 보편적 가치관, 즉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워 나가게 된다.

우리는 세계화시대 지구촌에서 살아가고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과 우리 사회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학창시절부터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기르고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성인들의 의무이자 책임이 아닌가.

윤미혜 대한적십자사 청소년적십자 중앙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