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수평선, 넘실거리는 파도…. 푸른 물결 속에 작은 점처럼 떠 있던 찌가 파르르 떤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낚시대를 잡아채면 팔을 통해 전달되는 묵직한 중량감. 은빛 몸매를 자랑하는 ‘바다의 백작’ 감성돔이 숨을 헐떡이며 갯바위로 끌려나온다.
상상만 해도 힘이 솟는 바다낚시. 정적인 민물낚시와는 달리 역동적이어서 스포츠 피싱으로 불리는 게 바다낚시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민물낚시는 서서히 막을 내려가고 있지만 바다낚시는 지금이 제철. 특히 요즘은 바다낚시 최고의 대상어인 감성돔, 그 중에서도 살이 토실토실 오른 대형급을 만날 수 있는 계절이다.
본격적인 바다낚시 시즌이 열렸다. 바다낚시 최고의 대상어인 대형 감성돔이 많이 잡히는 계절이다. 깎아지른 듯한 갯바위 위에서 감성돔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낚시꾼. 감성돔의 몸부림에 낚싯대가 부러질 듯 휘었다. 오른쪽 아래는 감성돔을 뜰채에 담은 뒤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한 조사의 모습. 사진제공=낚시춘추
○ 준비 사항
거친 바다 깊은 곳의 감성돔을 어떻게 낚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낚시를 처음 하는 초보자라도 준비만 잘하면 첫판에 감성돔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채비 마련이 중요하다. 인천 연수반도낚시 김성철 사장이 소개하는 감성돔 채비는 바다낚시 1호대 2대, 2500번 릴 2개, 여기에 위험한 갯바위에서 낚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장화와 조끼 그리고 구명조끼가 필수. 또 뜰채와 살림망, 밑밥통, 찌와 목줄, 찌 케이스 등도 필요하다.
김 사장은 “낚시 판매점에서 기본 채비를 장만하려면 약 120∼150만원 정도가 든다. 바다낚시는 안전이 우선인 만큼 구명조끼와 안전로프 등 안전을 위한 장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 포인트
감성돔 낚시는 10월∼12월초까지가 피크. 40cm 이상의 씨알 좋은 감성돔을 낚을 수 있는 최고의 시즌이다.
11월 이후 감성돔 포인트는 군산부터 진도, 완도, 고흥권, 거제-고성권 등 서남해안이다. 감성돔은 근해 정착성 어종이지만 수온이 내려가면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어 가을에는 서남해안이 포인트.
미끼로는 작은 게, 홍합, 옥수수, 번데기 등이 주로 쓰인다. 그러나 감성돔이 워낙 잡식성이어서 현지의 사정에 따라 다양한 미끼를 사용할 수 있다. 밑밥 역시 낚시점에서 구하면 되는데 가을 밑밥은 다소 푸석푸석한 게 좋다.
○ 묘미 및 출조 방법
“감성돔을 한번 걸어본 사람은 평생 그 손맛을 잊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감성돔의 파워는 대단하다.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갯바위에서 낚시줄을 끊을 듯한 엄청난 괴력에 맞서 한판 승부를 벌이다 보면 스트레스는 저만치 사라진다. 게다가 감성돔회는 최고의 별미. 방금 바다에서 잡아 올린 천연산 감성돔을 맛볼 수 있다는 것 또한 바다낚시의 묘미.
바다낚시는 혼자 가기에는 부담이 크다. 서해나 남해권으로 출조하려면 자동차 기름값만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낚시회를 따라 단체로 출조하는 게 경제적. 보통 토,일요일 1박2일 일정에 개인당 13∼15만원의 회비를 받는다. 연락처 한국낚시연합(02-2235-2704)
이제 준비가 끝났다. 방 안에 웅크리고 있지 말고 탁 트인 바다로 나가보자.
바다낚시 기본 장비와 가격장비가격1호 낚시대1대당=10만∼15만원릴1개당=10만∼15만원갯바위 신발장화=10만∼20만원, 단화=7만∼12만원구명조끼10만∼20만원뜰채12만∼13만원살림망1만∼3만원밑밥통3만∼4만원찌와 목줄7000원∼2만원찌케이스1만∼2만원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감성돔은▼
감성돔은 ‘바다의 백작’으로 불리는 바다낚시 최고의 대상어. 동그란 눈, 은빛 비늘, 날카롭게 세워진 등의 가시…. 낚시꾼들은 감성돔을 ‘잘 생긴 물고기’라고 표현한다.
감성돔은 6종류가 있고 그 중에도 비늘이 청색이나 검은색을 띄는 것 보다는 은색을 띄는 토종 감성돔을 최고로 친다.
감성돔의 특징은 암수가 한 몸인 자웅동체로 태어난다는 것. 25∼30cm급(2∼3년생)은 대부분 수컷의 성을 가지지만 4년생 이상이 되면 대부분 암컷으로 성전환을 한다. 감성돔은 장거리 회유를 하지 않는 정착성 어종이지만 힘이 좋아 낚시의 묘미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