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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클래식 공연 불황속 호황 왜?…스케줄 2,3년전 미리 정해진탓

입력 | 2003-11-04 19:01:00


“요요마, 미샤 마이스키, 빅토리아 뮬로바, 유리 바슈메트를 보름 남짓 사이에 볼 수 있는 시절이 또 올까.”

클래식 팬들은 요즘 즐겁다. 특히 현악 팬들은 어느 공연을 선택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비올라 명인 바슈메트(10월 27일) 무대에 이어 첼리스트 요요마(5일)와 마이스키(6일), 바이올리니스트 뮬로바(8일)의 콘서트가 쉴 새 없이 이어지기 때문.

소프라노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 등의 공연에 이어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테너 살바토레 리치트라의 공연이 이어지는 등 성악 분야를 비롯한 다른 장르도 올해는 ‘풍작’으로 꼽히고 있다.

빅토리아 뮬로바

요즘 경기가 불황이라는데 대형공연은 왜 늘어났을까. 클래식 공연 관계자들은 “5, 6년 주기로 고저를 반복하는 국내 경기 사이클 때문에 경기 불황시에 오히려 좋은 공연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대가(大家)급의 경우 2∼3년 앞서 스케줄을 정하는데, 경기 호황시절에 섭외한 연주가의 공연이 열릴 때쯤 국내 경기가 불황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

실제 국내경기가 고점(高點)에 이르렀던 2000년 가을 시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 연주회, 소프라노 바버라 보니의 공연 정도에 그쳐 대형공연은 ‘흉작’을 기록했다.

고희경 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은 “경기가 불황이라도 공연 소비자들은 ‘선택구매’를 하기 때문에 좋은 공연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공연 기획자들은 앞으로도 경기 변동을 의식하지 않고 매년 ‘과감한 투자’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