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여자탤런트 박원숙씨(54)가 이혼의 아픔 속에서 각별한 애정을 쏟았던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박씨의 아들 서범구씨(34)는 3일 낮 12시반경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한 골목길에서 점심식사를 하러 가다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우지 않고 주차 중이던 1t짜리 화물트럭이 미끄러지면서 그 밑에 깔렸다. 119구조대가 곧바로 서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박씨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동 SBS드라마 ‘흥부네 박터졌네’의 야외 촬영장에서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급히 아들에게 달려갔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서씨는 외주제작사 ‘Mcity 프로덕션’의 PD로 일해 왔으며 유족으로는 아내와 다섯살배기 딸이 있다.
박씨는 1969년 중앙대 재학 중 결혼해 서씨를 낳았다. 95년 세 번째 이혼한 박씨는 이후 TV 아침프로 등에 출연해 “수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을 당시 아들이 끝까지 격려해 주고 정신적인 위안이 되었다”면서 아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씨는 83년까지 한 남자와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으며 88년 김모씨와 세 번째 결혼했으나 김씨가 사업 부도로 전 재산을 날리면서 95년 다시 이혼했다.
게다가 김씨가 박씨 명의로 사업체를 운영하다 부도를 내 박씨는 히트작이었던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출연료 등 각종 방송활동 수입을 가압류당했다. 절친한 탤런트 김수미씨는 “박씨가 아들을 잃기 전날 밤 아들과 함께 외식을 했는데 그게 마지막 저녁식사가 될 줄은 몰랐다며 몹시 슬퍼했다”고 말했다.
부채 문제를 해결한 박씨는 2001년 연기학원인 SFA를 설립하고 현재 KBS ‘진주 목걸이’, SBS ‘흥부네 박터졌네’ 등 드라마에 활발히 출연하고 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