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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나이키 “이젠 제임스 마케팅”…7년간 1080억원 계약

입력 | 2003-11-05 18:10:00

에어 줌 제너레이션


르브론 제임스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인가.

제임스는 NBA 드래프트가 열리기도 전인 올 5월 나이키와 7년간 9000만달러(약 1080억원)의 조건으로 용품 사용 계약을 했다. 프로 초년병이던 1984년 역시 나이키와 5년간 250만달러에 계약한 마이클 조던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금액. 프로무대에서 아직 검증도 안 된 고졸 신인 제임스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은 것은 조던의 뒤를 이을 만큼 충분한 상품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조던이 1985년 처음 신고나온 나이키 ‘에어조던1’ 농구화는 규정에 어긋나는 색상으로 경기당 10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하지만 조던의 화려한 개인기와 함께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당시 나이키 매출은 연간 8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에어조던 시리즈는 해마다 새 제품을 내놓으며 전 세계에 걸쳐 전문 수집가까지 생길 만큼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올 2월 ‘에어조던 18’이 나온데 이어 조던 은퇴 이후인 최근 ‘에어조던 18.5’가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조던에게 ‘에어 조던’이 있었다면 제임스는 ‘에어 줌 제너레이션’이라는 자신만을 위한 새 농구화를 신고 올 시즌에 뛰어들었다. 다음달 본격 출시를 앞둔 110달러짜리 이 신발은 조던이 그랬듯 제임스에 대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전 세계 젊은이를 흥분시키며 판매 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나이키 측의 전망.

제임스는 나이키 말고도 카드 제작업체인 어퍼데크와 5년간 600만달러(약 70억원)로, 코카콜라와 6년간 1200만달러(약 140억원)로 각각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속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부터 4년간 1300만달러(약 150억원)를 받는다. 제임스의 어머니 글로리아는 16세 미혼모로 빈민가에서 어렵게 아들을 키웠다. 그런 제임스가 불우한 환경을 딛고 누구도 부럽지 않을 돈방석에 앉은 셈.

그러나 ‘제임스 효과’는 이제 시작일 뿐인 지도 모른다. 지난해 전국 방송 중계가 단 한차례도 없었던 클리블랜드는 제임스의 영입과 함께 올 시즌 13차례나 중계 스케줄이 잡혔으며 홈게임 입장권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됐을 정도. 제임스의 23번 유니폼은 시즌 초반인데도 벌써 40만장 이상 팔려 NBA에서 판매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임스가 대박을 터뜨리고 있지만 조던의 전성기에는 아직 못 미치는 게 사실. 조던은 98년 포천지의 분석에서 100억달러(약 12조원)의 경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당시 포천지는 조던 상표가 붙은 나이키 상품의 매출이 52억달러, NBA의 TV중계료가 3억6000만 달러, NBA 상품 매출이 31억달러라고 계산했다.

그래도 아직 10대 후반인 제임스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그만큼 ‘자신의 우상’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