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이긴 불경기인가 봅니다. 꾸준하던 속옷 매출이 요즘은 많이 꺾이네요.”
한 TV홈쇼핑 관계자의 말입니다. 속옷은 기호품보다는 생필품에 가까운 품목이어서 매출이 꾸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속옷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10% 정도 줄었고 백화점이나 할인점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경기가 나빠 사람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 속옷에는 신경을 덜 쓰는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40∼60대의 속옷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요.
그러자 속옷 업체들이 비장의 카드를 꺼냈습니다. 속옷을 겉옷처럼 화려하게 만들어 경기에 덜 민감한 20, 30대를 끌어들이는 거죠.
먼저 디자인과 소재가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임프레션은 ‘보여주고 싶은 내의’란 주제로 연일 광고하고 있습니다. 비비안도 호랑이무늬나 꽃무늬를 대담하게 사용하고 색상도 짙은 원색을 이용해 젊은층의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소재도 겉옷 느낌이 나도록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죽이나 진 느낌이 나는 속옷까지 나왔습니다. 여기에서 조금 더 발전하면 속옷을 입고 길거리를 걸어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때 젊은이들 사이에서 ‘촌스럽다’는 이유로 인기가 떨어졌던 내복도 새롭게 변신했습니다.
‘좋은사람들’은 젊은층을 겨냥해 타이츠형 내복을 내놓았습니다. 발목까지 오는 9분과 무릎까지 오는 5분 등이 나와 있어 운동복과 같은 이미지를 준다고 하네요.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