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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순례]한양대학교/“30년뒤 세계 100大대학 진입 목표”

입력 | 2003-11-05 19:11:00

한양대는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원형경기장에서 바라본 서울캠퍼스. -동아일보 자료사진


《대학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가 하면 교육과정을 뜯어 고쳐 사회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변신에 나선 대학들의 독특한 전략과 대학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인재를 선발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본다.》

하준우기자 hawoo@donga.com

‘한양대를 벤치마킹하라.’

한양대는 최근 10년 사이에 눈부신 발전을 이룬 사립대학으로 꼽힌다. 2002년 기준으로 국제수준의 학술지 발표 논문 수 4위, 사법시험 합격자 수 4위 등 겉으로 드러난 실적만으로도 한양대의 비약은 대학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양대 구성원 사이에서도 ‘개교 100주년을 맞는 2039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자’는 의욕이 넘치고 있다.

한양대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과감한 투자와 함께 ‘고객만족’이라는 기업경영 원리를 대학 운영에 접목시킨 데서 찾을 수 있다.

▽학생은 고객이다=한양대는 2002년 대학 행정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고 교육행정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행정업무의 국제기준인 ‘ISO 9001:2000’ 인증을 획득했다.

학사관리도 학생 중심으로 개편했다. 한양대는 학생이 스스로 교육과정을 구성해 총장의 승인을 받은 뒤 또 하나의 전공을 이수할 수 있는 ‘학생 설계 디자인 전공제도’를 운영 중이다. 재학생들이 지나치게 공부에만 연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역사회 활동이나 기업 현장 활동에도 학점을 주고 봉사과목을 정규과목으로 도입했다.

학생의 수요를 조사해 교양과목을 개설하고 있으며 장애인 학생을 위한 휠체어 전용강의실도 만들었다.

▽높은 취업률=대졸자 실업난이 심각한 가운데 올 2월 말 기준으로 군 입대와 대학원 진학, 유학 등을 제외한 순수취업률이 67%로 다른 대학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취업의 질도 우수하다. 올해 전체 졸업자 3331명(남 2401명, 여 930명) 가운데 삼성 LG 현대 등 30대 기업에 취업한 학생이 1056명에 달한다. 한양대는 올해 채용정보업체 리크루트가 1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세 번째로 기업체가 선호하는 대학에 선정되기도 했다.

졸업생의 높은 취업률은 한양대가 산업현장의 요구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한양대는 150여명의 기업체 임원으로 구성된 교과과정 운영자문위원회를 통해 기업의 요구를 교과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또 해마다 대기업 연수원장 초청 간담회를 열어 기업에 진출한 졸업생들에게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경청하고 있다.

▽인문사회계열 약진=한양대는 ‘공대가 강한 대학’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 한양대 인문사회계열 졸업생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실시된 사법시험 합격자를 조사한 결과 한양대는 △2000년 39명 △2001년 67명 △2002년 56명 등 3년 내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합격생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간 ‘현대경영’이 2001년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100대 기업(금융 보험 공기업 제외)의 최고경영자(CEO) 142명의 출신대학을 조사한 결과 한양대 출신이 11명으로 서울대(62명) 고려대 연세대(각각 19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중심 대학 추구=한양대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원을 중심으로 한 연구중점대학을 지향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교수의 평균 강의시간을 9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여 교수가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 앞으로 학부의 입학정원을 줄여나가는 한편 모든 대학원생이 국제 수준의 논문을 2편 이상 발표해야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전체 예산의 20% 정도를 대학원 중심 연구중점대학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실적=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달 국내 358개 4년제 대학 및 전문대의 국제수준 학술지 논문 발표 수를 집계한 결과 한양대가 전국 대학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3296편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1581편, 연세대 1573편, 한양대 1052편 등이었다.

교육부가 4월 발표한 ‘2002년 과학기술분야(SCI) 논문 발표 현황’에 따르면 한양대는 807편의 논문을 발표해 서울대(2713편) 연세대(1250편) KAIST(1130편) 고려대(813편)에 이어 국내 5위, 세계 대학 가운데는 260위였다.

이는 2001년 국내 7위에서 두 단계, 세계 289위에서 29단계가 상승한 것으로 논문 게재 상승률이 국내 대학 중 최고였다.

특히 공학분야 SCI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는 서울대와 KAIST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양대 박종완(朴鍾完) 학술연구처장은 “교수들의 연구 의욕을 독려하고 후원하기 위해 각종 제도적인 장치를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나’ ‘다’ 군 수능만으로 100% 선발▼

2004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가, 나, 다군으로 분할 모집한다. 서울캠퍼스 2156명, 안산 캠퍼스 1423명 등 모두 3579명을 뽑는다. 12월 10일부터 15일까지 인터넷으로만 원서를 접수한다.

계열별로 수능 반영 영역을 지정한다. 인문과 예체능계는 언어 수리 사회탐구 외국어영역을, 자연계는 수리 과학탐구 외국어영역을 변환표준점수 기준으로 반영한다. 학교생활기록부도 인문과 예체능계는 국어 사회 영어, 자연계열은 수학 과학 영어 교과를 지정해 반영한다. 학생부는 ‘교과성적 80%+출석 10%+봉사활동 10%’로 평가한다.

서울캠퍼스 가군 모집에서 인문계는 ‘수능 58%+학생부 40%+논술 2%(국제학부는 영문논술)’, 자연계는 ‘수능 60%+학생부 40%’로 전형한다. 정시 나, 다군 모집에서는 수능 성적으로만 전형한다.

나군에서는 농어촌학생, 특수교육대상자, 실업계 고교 출신자 등 특별전형을 수능 100%만으로 실시한다. 다군 자연계 모집단위에서는 수능 최저기준에 든 학생에 한해 수리와 과학탐구 영역 성적만으로 뽑는 ‘수능 지정 영역 우수자 전형’을 실시한다.

김종량(金鍾亮) 총장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많이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학생을 선발해 우수한 인재로 길러내는 것이 우리 대학의 목표”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지식기반사회 창의적 인재 육성▼

‘시대가 변하면 인재상도 달라진다.’

한양대는 입시를 위한 암기 위주의 교육, 학원 과외 등을 통한 반복적 학습으로 정형화된 문제풀이 능력을 갖춘 사람이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복합적이고 다원화된 시대를 이끌어 나가려면 주어진 임무에만 충실하기보다 창의력과 논리력을 바탕으로 새롭고 독창적인 프로젝트와 아이디어를 창출할 줄 아는, 자율학습 능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한양대는 이런 능력 위에서 자신이 속한 조직, 사회, 국가를 포용해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랑의 실천자를 발굴 육성하는 입시 정책을 펴왔다.

2039년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할 한양대는 입시 전형 및 그 결과를 철저히 분석해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전형 모델을 개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미 여러 차례 수시모집을 실시해 특기 적성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했다.

12월 10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정시모집에서는 특정분야에 치우치기보다는 폭넓은 기초소양과 종합적 사고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려 한다.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지난해 정시 ‘가’군에서 모집했던 수능 지정영역 우수자 전형을 정시 ‘다’군으로 옮겨 의예과를 제외한 자연계열에 한해 시행한다. 또 자연계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수리와 과학탐구 영역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수능 최저학력 기준 선발전형을 실시한다.

수능 5개 영역 가운데 수리, 과학탐구 등 2개 영역 성적이 2등급 이상이면 서울캠퍼스 공과대 건축대 자연과학대에, 3등급 이상이면 안산캠퍼스 공학대와 과학기술대에 지원할 수 있다. 수리, 과탐 이외에 다른 영역의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한양대는 수험생의 편의를 위해 모든 전형의 원서를 인터넷으로만 접수한다. 또 동영상 입시설명회, 논술 기출문제, 동영상 심층면접 자료 등을 홈페이지(www.hanyang.ac.kr)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한양대는 대학과 연관된 모든 사용자에게 더욱 친절하고 신속 정확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기 위하여 ‘User Friendly University(UFU)’란 슬로건 아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특기와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학생을 발굴해 창의성을 길러주는 것이 우리 대학의 교육목표다.

최재훈·한양대 입학관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