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5일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후보측 영남 사조직의 ‘비공식’ 대선자금 운용 의혹을 본격 제기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대선 때 부산 지역 회계책임자였던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경남 선대본부장이었던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 대구시지부장 내정자였던 이강철(李康哲) 열린우리당 창당준비위 중앙위원 등이 포진한 영남 사조직의 자금 루트를 추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순(金聖順)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들 핵심 3인 가운데 일부는 수많은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이 부분을 조사하지 않은 노 후보 대선자금 수사는 허구이고 수박 겉핥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최씨가 SK그룹에서 받은 돈을 대선 빚을 갚는 데 썼다고 했는데도 검찰이 부산 선대본부의 회계장부조차 조사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공세의 초점을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 등 당시 중앙선대위 공식 라인에서 영남 사조직 쪽으로 옮긴 것이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영남 캠프는 중앙선대위와 무관하게 스스로 자금을 조달해 쓰는 독립채산제로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정오규(鄭吾奎) 부산서구지구당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말까지는 돈이 일방적으로 한나라당에 몰렸지만 후보단일화 이후 노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부산 경남 지역 기업인들은 당황해서 노 후보측 영남권 핵심 인사들을 접촉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노 후보 대선자금 의혹을 자체 조사 중인 노관규(盧官圭) 당 예결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비공식적 지출이 있었던 것 같다. 비정상적 지출이 있었다면 비정상적 수입이 있지 않았겠느냐. 이게 바로 ‘저수지’와 연결되는 게 아닐까 추측된다”면서 ‘비공식’ 자금 흐름의 단서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최근 부산 선대본부 관계자 2, 3명을 소환해 SK비자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수표의 배서 내용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열린우리당측은 “의혹만 부풀리지 말고 근거를 갖고 얘기하라”고 일축했다. 이상수 의원은 “검찰에서 후원금을 낸 개별 기업 명세와 지구당에 내려보낸 돈 등 모든 것을 밝힐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