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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치마를 올려봐도 될까요…배준성 개인전

입력 | 2003-11-06 17:28:00

대림미술관, 배준성 작 '화가의 옷'


남녀 누드모델을 찍은 사진에 얇은 비닐을 덮고 그 비닐위에 화려한 색깔의 옷을 그려 넣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해온 배준성이 개인전을 갖는다. 사진 위에 덮인 비닐을 들추면 미술관 전람회장, 정원의 돌계단, 왁자지껄한 술자리, 야유회가 열리는 풀밭, 야외 수영장에 서 있는 전라의 남녀 모습 등이 드러나 관음증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대부분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의상을 입었다. 전시 제목도 ‘크리스찬 라크르와 & 배준성-라크르와 씨, 치마를 올려봐도 될까요?’. 라크르와는 패턴과 패브릭을 다양하게 혼합하는 것을 비롯해 화려한 색채와 클래식한 디테일로 파리의 오트쿠튀르(고급 맞춤복) 업계에서 ‘신 장식주의’의 거장으로 불리는 인물.

배준성은 디자이너 라크르와의 옷 외에도 서양 미술사의 명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입었던 의상을 한국인 모델에게 입혀 사진과 회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서로 다른 문화의 충돌과 혼합된 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내년 1월 18일까지 서울 봉의동 대림미술관. 02-720-0667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