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3부자 소방관. 인천 서부소방서 진압대장 서정설씨(가운데)는 장남 춘석씨(왼쪽)와 차남 원석씨가 소방관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인천=연합
“위험하지만 누군가는 해야지요. 아들들이 소방관을 천직(天職)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합니다.”
9일은 소방의 날.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화재 현장을 누비는 소방관 가족이 있다.
주인공은 인천 서부소방서 서정설(徐廷設·55) 진압대장과 장남 춘석(春錫·34·북부소방서 갈산소방파출소), 차남 원석(元錫·31·남부소방서 구조대)씨 등 3부자.
서 대장은 정년을 2년 앞두고 있는 경력 29년의 베테랑으로 지금까지 2만여차례 화재 및 구조현장에 출동했다.
그는 소방관이 위험한 직업이라는 것을 알지만 두 아들이 소방관이 되겠다고 했을 때 만류하지 않았다. 어떤 직업보다 보람과 자부심이 있어 남자로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
결혼하지 않은 두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밤새 화재 및 구조현장을 누비기 때문에 아침 식탁에서나 서로 얼굴을 볼 수 있지만 현장 일을 화제 삼아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 늘 즐겁다.
서 대장은 그때마다 선배로서 냉철함을 잊지 말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 한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없기 때문.
형보다 2년 먼저 2000년 소방관이 된 차남 원석씨는 “아버지와 형의 지친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남을 도울 수 있는 소방관은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말했다.
서 대장은 “젊은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으로 소방관과 환경미화원을 꼽았을 때 일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서 대장의 막내 현석(賢錫·29)씨도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내년이면 국내 첫 4부자 소방관 가족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