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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고 나서]“음탕한 계집” 욕하며 부러워하는 세상

입력 | 2003-11-07 17:48:00


세상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든 페미니스트 엘리자베스 워첼의 모습이 사납고도 유혹적입니다. 그가 전라(全裸)로 자신을 드러내고 화를 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성녀(聖女)를 추앙하면서 동시에 요부(妖婦)에 열광하는 이율배반의 세상, 여자의 몸이 재미있는 성적 노리개가 되는 세상에서 제 욕망을 열정적으로 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여자는 “암캐”라고 욕을 먹어 왔다는 겁니다. 에둘러 가기도 없이 책 제목 조차 ‘BITCH(암캐)’(B1)입니다. 덧칠 없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는 일은 때로 소름 끼칩니다. 그가 분노한 이율배반의 논리가 한국사회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나요?

높은 곳만 보면 올라가고 싶어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취미가 없던 소년은 이제 지구상의 누구도 이루지 못한 모험에 도전합니다. 남북 극점,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다 오른 산악인이 되고자 하는 겁니다. ‘끝없는 도전’(B2)이란 책을 낸 그의 이름은 박영석입니다.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 박사는 동물들에게도 ‘염치’가 있고 ‘배려’가 있다고 말합니다. 거기서 사람이 배울 수도 있으니 우리는 외롭지 않노라고…. 8일 한국을 방문해 대중강연 등을 가질 그는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생명 사랑의 십계명’ 첫 항목을 이렇게 제시합니다.

“우리 인간이 동물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기뻐하자.”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