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남녀대표선수들이 대회 상금을 국제대회 출전비로 선뜻 내놓았다.
김택수(KT&G), 유승민 오상은(이상 삼성카드), 석은미 김경아(이상 현대백화점), 이은실(삼성카드). 대표팀 고참급인 이들은 이달 초 중국 톈진에서 열린 도요타컵국제탁구대회에서 받은 상금 1만8750달러(약 2200만원) 전액을 대한탁구협회에 기탁했다.
이유는 대표팀의 대회 출전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7일 독일 브레멘에서 개막한 독일오픈에 참가하기로 했던 대표팀 16명이 협회 재정이 바닥나는 바람에 출전하기 어렵게 되자 각자 주머니를 턴 것. 남자선수들은 준우승 상금 1만2500달러, 여자선수들은 3위 상금 6250달러를 모았다.
탁구협회가 대표선수들의 출전비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형편이 된 것은 윤영호 전 회장의 후임인 박창정 한국마사회장이 협회장직 승계를 거부하면서 재정 지원이 끊어졌기 때문. 선수들이 낸 돈은 전체 출전비용의 3분의 1. 나머지는 국고 지원으로 충당했다.
이재화 탁구협회 전무는 “지난달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된 뒤 협회 재정이 파산 상태다. 대표선수들이 십시일반으로 보태준 덕분에 이번 독일오픈에 참가할 수 있었다”며 “새 회장이 선임되는 대로 대표선수들이 낸 돈을 되돌려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