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
◆엽기적인 그녀
감독 곽재용. 주연 전지현 차태현. PC 통신에서 인기를 끌었던 실제 인물의 기상천외한 연애담을 소재로 만든 영화로 2001년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176만명이 관람한 흥행작. 10대가 좋아하는 두 스타와 한국 영화의 강세 장르인 코미디가 결합된 것이 흥행 요인이었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20대가 주요 고객이었던 영화 시장에서 10대를 겨냥한 전략 상품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영화는 전,후반전과 연장전으로 나눠 티격태격하던 두 주인공의 감정이 서서히 사랑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견우는 술에 취해 지하철에서 토하고 있는 ‘그녀’를 처음 만난다. 쓰러진 ‘그녀’를 얼떨결에 여관으로 업고 간 견우는 그날 이후 ‘그녀’에게 꽉 잡혀 버린다. 실연의 아픔 때문에 기행을 일삼게 된 ‘그녀’는 터프하다 못해 폭력적일 정도로 견우를 구박한다. 하지만 그 엽기적인 모습 뒤에 감춰진 마음의 상처를 엿본 견우는 ‘그녀’를 조금씩 더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견우를 받아들일 수 없는 ‘그녀’는 타임캡슐을 나무 밑에 묻고 2년 뒤 같은 자리에서 재회하자고 말한다. 할리우드의 드림웍스가 이 작품의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하기도 했다. ★★★☆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13층
감독 조셉 루스낵. 주연 크레이그 비어코, 그레첸 몰, 빈센트 도노프리오. 가상현실과 사이버 공간을 통한 인간의 이동 등을 소재로 다룬 SF 스릴러. 193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 60대 노인 그리어슨은 침통한 얼굴로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바텐더 애슈턴에게 중요한 편지를 맡긴 뒤 집으로 향한다. 침대에 누운 그의 눈이 반짝이는 순간 화면은 또 다른 차원인 1999년 로스앤젤레스의 빌딩 속 13층으로 이동한다. 시뮬레이션 게임기에서 일어난 풀러는 여유있게 빌딩을 나선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에게 쫓기면서 위태로운 순간을 맞는다. ★★☆
차가운 찬장
감독 베르트랑 블리에. 주연 제라르 드파르디유, 미셀 세로.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현대인들의 대중매체 중독을 꼬집은 코미디. 실직자인 알퐁소 트랑은 의심 많고 소심한 성격으로 아내와 함께 고층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날 그가 갖고 다니던 주머니칼을 잃어버렸는데 자신과 알고 지내던 지하철 경리 사무원이 그 칼로 배를 찔린 채 쓰러진 것을 발견한다. 이 사실을 아내에게 말하지만 무뚝뚝한 아내는 관심이 없다는 표정이다.이에 트랑은 윗층에 사는 수사관에게 다시 얘기하지만 그는 근무중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야기를 듣지도 않으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