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뻔했던 이만수 코치(45)가 극적으로 불펜코치로 활약했던 시카고 화이트 삭스와 재계약을 하게 됐다.
이만수 코치는 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홈페이지(www.leemansoo.co.kr)를 통해 “화이트삭스 구단이 소속사 CSMG를 통해 2004년 계약을 체결하자는 연락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만수 코치는 동료코치들이 “너(이만수 코치)와 계약하지 않으면 우리도 안하겠다”며 구단을 설득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달 30일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지 일주일 만에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계약 연장’ 통보를 받았다는 이만수 코치는 “지금도 어리둥절하다.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수는 없지만 4년간 열심히 해온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선처해 준 구단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화이트삭스 구단은 6일 이만수 코치(화이트 삭스 구단 공식 발표에는 불펜 포수(bullpen catcher )라고 표현)와 2004년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만수 코치는 “다시 재계약이 되었다는 안도감 이전에 그래도 진실함이 통하는구나 하는 신뢰의 회복이 저에게는 더 큰 부분으로 다가온다”는 말로 삼성 구단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이만수 코치는 “제 주변 사람들이 미국 직장은 냉정해서 한번 불가통보를 한 후 번복하는 일은 절대 없다며 이번 일은 기적이 라고 축하해 주었다”며 “선진야구에 몸담을 수 있는 1년의 기회가 주어졌으니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만수 코치는 삼성 복귀가 실패한 뒤 격려를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삼성구단과의 인연을 정리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이만수 코치는 “이제는 삼성라이온즈에 대한 마음을 좋았던 추억으로 마음속에 접고 싶습니다.프렌차이즈 스타이기 때문에 불러야 하고 , 가야하는 그런 부담스러운 관계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삼성라이온즈가 한국프로야구를 선도할 진정한 명문구단이 되기를 먼곳에서 성원하는 것으로 제 마음을 표현합니다”며 착찹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만수 코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던 삼성이 불펜 코치 영입의사를 밝히지 계약을 연장하자는 화이트삭스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만수 코치의 요구조건이 구단 입장과 너무 달라 영입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반면 이만수 코치는 삼성측에서 코치 계약과 관련된 전화 한 통도 받지 못했다며 억울해 했다. 결과적으로 이만수 코치는 삼성으로의 복귀가 좌절 돼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었다.
지난 82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16년간 삼성에만 몸담았던 이만수 코치는 ‘헐크’란 애칭으로 불리며 국내 프로야구 1호 홈런을 터뜨린 주인공으로 3년 연속(83-85년) 홈런왕을 차지했고 97년 은퇴한 뒤 미국으로 지도자 연수를 떠났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