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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활뉴스]악성채무자 빚독촉 밤11시까지

입력 | 2003-11-09 17:39:00


금융기관에 고의로 돈을 갚지 않고 있는 신용불량자들은 앞으로 오전 7시나 오후 11시에도 빚을 갚도록 독촉하는 방문이나 전화에 시달리게 된다.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기관의 채권회수 시간을 종전의 오전 8시∼오후 9시에서 오전 7시∼오후 11시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9일 “지난달 금융기관들의 채무 재조정 계획이 공개된 이후 신용불량자들이 빚을 고의로 갚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 이같이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기준을 마련하는 대로 곧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빚 상환을 독촉하는 채권추심원들이 오전 8시∼오후 9시 일정한 횟수 이상 연락해서 접촉이 안 된 신용불량자에게만 연장된 추심 시간을 적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생활 및 인권 침해의 소지를 막기 위해 폭력과 폭언, 가족이나 친척 등에게 빚을 갚도록 강요하는 등의 불법 채권 추심에 대해서는 종전보다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기관에 따르면 일부 신용불량자들은 채권 회수 시간대에 귀가하지 않거나 채권추심원의 감정을 증폭시켜 폭언을 유도한 뒤 녹음해 협박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신용불량자 가운데 일부는 이미 갚은 연체금을 돌려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경우까지 있다고 금융기관들은 전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