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억 달러!”
영화 ‘매트릭스’가 1, 2편을 통해 벌어들인 액수다. 우리 돈으로 약 2조2800억원. 웬만한 국내 중견기업 1년 매출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매트릭스 마지막 편인 ‘매트릭스3 레볼루션’은 5일(미국시간) 전 세계에서 동시에 개봉했다. 이에 따라 마지막 편을 포함해 매트릭스가 3편의 영화를 통해 모두 얼마나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 매출액이 30억 달러(3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트릭스 성공 이유는 구전(口傳)효과?=매트릭스의 출발은 미미했다. 1999년 제작된 1편 제작비는 8000만 달러. 이 같은 투자 규모는 할리우드의 통상적인 투자액수에 비하면 하면 그다지 많지 않은 수준이다. 개봉 첫째 주 극장 수입은 2800만 달러로 미미했다.
그러나 매트릭스는 ‘구전효과’(word of mouth) 덕을 톡톡히 봤다. 종교적인 신비주의, 격투장면 등에 놀란 관객들이 “영화가 ‘쿨’(‘멋있다’는 뜻의 영어)하다”며 구전 마케팅을 하자 관객들이 뒤늦게 급증한 것.
같은 해 내놓은 DVD가 할리우드 영화사상 처음으로 100만개가 팔렸다. 영화관객들이 소장본으로 산 것이 성공요인. 결국 DVD는 모두 3000만장이 팔려나갔다.
▽복합마케팅의 성공=제작진은 2편인 ‘매트릭스2 리로디드’부터는 영화 만화영화 게임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독특한 마케팅을 시도했다.
영화를 소재로 비디오게임(엔터 더 매트릭스)과 만화영화 DVD(애니매트릭스)를 제작한 것. 한 개에 50달러인 비디오게임은 325만개가, 25달러인 애니매트릭스는 270만개가 팔려나갔다.
▽영화산업은 도박산업=그러나 매트릭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성공을 확신하기 전에 많은 리스크를 안고 투자를 감행해야 했다. 미국 경제잡지인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의 타임워너브라더스와 호주의 빌리지 로드쇼픽처는 매트릭스 2, 3편 제작하는 데 한꺼번에 3억 달러 투자를 결정해야 했다.
그것도 2편의 성공 여부를 알기도 전에 3편 투자를 결정해야 했다는 것.
두 회사는 추가로 1억5000만 달러를 마케팅비용으로 지출했다. 이처럼 매트릭스 투자는 할리우드 투자자본의 성격인 ‘고(高)위험, 고수익’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영화에서 주인공 네오로 나온 키아누 리브스는 1, 2편에서 모두 3000만 달러의 출연료에 극장흥행 수입의 7.5%를 추가로 받았다. 모피우스로 나왔던 흑인배우 로렌스 피셔본은 1500만 달러+극장흥행 수입의 3.75%를 받았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