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또 취재권은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나.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사진기자 폭행’ 혐의로 곤경에 처했다. 김병현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기자는 10일 강남경찰서에 김병현을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김병현은 “카메라를 부순것은 사과하고 금전적인 보상을 하겠지만 기자를 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김병현은 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의 취재가 우선이냐’ 아니면 ‘공인의 사생활 보호가 먼저냐’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병현은 10일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bk51.com) ‘B.K 플러스’코너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글 첫머리는 “대인기피증, 정신이상, 인성교육 덜되고 가진 것 힘밖에 없어서 사람 폭행하고 다니는 김병현입니다”라고 시작한다. 그가 얼마나 언론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엿볼수 있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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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은 사진기자 폭행건은 사진기자가 자신의 명확한 취재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오히려 ‘취재방해’ 운운하며 자신을 협박하는 듯한 태도로 취재를 강행하다 생긴 사고라고 주장했다.
김병현이 밝힌 당시 상황을 그의 말대로 요약하면 이렇다.
“(8일 오후 8시쯤 역삼동 스포월드에서) 후배와 함께 운동을 끝내고 나오는 순간 한 기자가 갑자기 플레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기에 “사진 찍지 마세요”라고 했지만 (카메라를) 얼굴에 더 가까이 대고 사진을 찍더군요. 그래서 제가 “찍지 말라고 했잖아요” 라고 하니 제 얼굴에 대고 그 분 하시는 말. “너 취재방해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그 기자 분 처음 봤고 그런 상황인데 그 기자분의 입에서 '너'라는 말과 자기가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으니 너는 내가 하라는 대로 하라는 강한 자신감이 품어져 나오더군요. 그래서 제 입에서 “찍지 말랬지”라는 말이 나오면서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더니 그 기자 분, 저에게 “사람 치겠다. 폭행까지 하네”라는 말을 하더군요. 정말 때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지만 차마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뺏어서 집어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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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은 기자가 신분을 밝히지도 않고 사진을 찍겠다는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며 “제가 한 행동에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병현은 “공인이기 전에 자기 생각과 자신의 의지대로 살 권한이 있는 한 인간으로서 부끄러운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며 자신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병현은 이밖에 미국에서 생활하며 쌓였던 한국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김병현은 “미국에서 아무런 이상 없이 잘 지내고 모든게 잘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 언론들은 과대포장으로 한 사람을 정신이상자, 문제아로 몰아갔다“며 “말할때는 이해한다고 하지만 막상 (한국) 신문에 나오는 기사를 보면 이 사람들(언론)과는 이야기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현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굿데이신문 사진취재부 이건(29) 기자는 10일 김병현을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씨는 고소장에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S스포츠센터에서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김씨의 사진을 찍으려 하자, 김씨가 ‘찍지마’라고 소리치며 달려들어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혔다”며 “김씨가 시가 1300만원 상당의 카메라까지 빼앗아 부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많은 네티즌들은 ‘공인’이라는 이유 때문애 사생활을 침해하면서까지 취재를 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실시하고 있는 “김병현의 폭행사건에 대한 네티즌 생각은?”이란 주제의 설문조사에서 10일 오후 3시40분 현재 19,274의 참가자 가운데 63.57%(1만2253명)의 네티즌이 ‘언론의 지나친 취재는 사생활 침해다’고 답했다. 반면 ‘김병현의 무조건적인 취재 거부는 문제다’라는 의견에 동의를 한 네티즌은 3325명 (17.25%)에 불과했다.
“김병현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선수인 것 같다... 운동선수나 연예인, 정치가는 어느정도, 상식수준의 사생활을 밖에 노출되는 것을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이 법의 논리이다”(다음 ID:정신산)같은 주장도 일부 있지만 각종 포털사이트 및 언론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린 대다수는 “언론의 지나친 취재는 사생활 침해다 ”(네이버 ID:smilemoon)란 의견에 동의했다.
▶김병현 홈페이지 글 전문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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