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웰 선수, 실책만 줄인다면 참 좋은 선수인데….”
모비스와 KCC의 경기를 중계방송하던 해설자가 답답하다는 듯 한마디 한다. 조니 맥도웰은 한국에서 7년째 뛰고 있는 최장수 용병. KCC의 전신인 현대 시절엔 3년 연속 재계약을 했을 만큼 우승의 보증수표인 적도 있었다. 심지어 다른 팀은 맥도웰을 막지 못하면 현대를 이길 수도, 우승을 할 수도 없다는 절박감 속에 그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낼 선수를 찾아다녔다.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소위 ‘덩어리’ 큰 선수를 말이다. 삼성에서 뛰었던 맥클레리, LG에서 뛰고 있는 페리맨 등이 그들이다.
그런 맥도웰과 바셋으로 용병을 구성한 모비스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성실하고 정확한 플레이에 높이도 좋은 바셋이지만 정통 센터 출신은 아니기에 저돌적인 골밑 플레이가 특기인 맥도웰과의 조합은 다른 팀에 대단히 위협적이다.
거기에 3점 슈터 우지원, 새내기 김동우 김승기 전형수 김태진 등 지난해보다 강화된 전력으로 평가될 만하다. 그런데도 시즌 초 성적은 기대만큼 내질 못하고 있다. 2승6패로 7위.
지난 일요일 KCC와의 전주경기 역시 모비스에는 아쉬운 한판이었고 그 원인에 맥도웰이 있었다. 모비스가 80-77로 앞선 경기 종료 4분 전. 점수차는 3점밖에 안됐지만 우지원의 3점슛이나 김동우의 턴어라운드슛이 위력을 떨치고 있어 승산은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맥도웰이 문제였다. 골밑 돌파를 시도한 맥도웰 앞에 노련한 KCC 선수 5명 모두 달라붙었다. 공격시간은 많이 남아 있었고 모비스의 나머지 4명은 볼이 외곽으로 빠져나오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맥도웰은 수비에 둘러싸인 채 계속해서 힘자랑만 했다. 그러니 볼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고 KCC의 공격 때 그는 이상민에게 파울을 해 5반칙 퇴장을 당했다.
맥도웰의 3가지 문제점은 체력, 실책, 파울조절. 단 5, 6초 동안에 그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다 나온 것이다. 맥도웰의 퇴장 이후 모비스는 급격하게 무너졌고 패배를 안아야 했다. 몇 년 전 맥도웰을 데리고 있었던 모 감독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 친구 때문에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할 텐데 시즌 내내 마음고생을 해야 할 걸….”
방송인 hansunkyo@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