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틴 에넹(21·벨기에·사진)이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 랭킹 1위로 올 시즌을 마쳤다.
WTA는 12일 에넹이 6628점으로 킴 클리스터스(6553점·벨기에)를 제치고 3주만에 1위로 복귀하며 시즌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 동료이자 라이벌인 클리스터스를 누르고 우승하며 스타로 자리매김한 에넹은 올 시즌 US오픈 등 모두 8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1992년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슈테피 그라프와 모니카 셀레스의 프랑스오픈 결승전을 숨죽이며 지켜봤던 소녀 에넹은 11년 만에 자신의 우상인 그라프처럼 테니스 여왕자리에 올랐다. 1m68, 57kg인 에넹은 세레나(1m75, 59kg) 비너스(1m85, 72.5kg) 윌리암스 자매나 클리스터스(1m74, 68kg)에 비해 체격 조건이 크게 떨어진다. 서비스 역시 최고시속 175km로 정상급이긴 하지만 190km에 육박하는 윌리엄스 자매에 비해서는 떨어진다. 그러나 에넹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날카로운 스트로크와 드롭샷으로 정상에 올랐다. 특히 많은 여자 선수들이 양 손 백핸드를 하는 것과는 달리 에넹의 부드럽고도 자연스러운 오른손 백핸드는 슈테피 그라프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력한 서비스 리턴과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도 돋보인다.
한편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윔블던 대회 이후 무릎 수술로 코트에 서지 못했음에도 3위를 기록했으나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는 복부 통증에 따른 결장 탓에 11위로 처졌다.
턱 교정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을 정리했던 조윤정(삼성증권)은 77위로 지난주보다 11계단 떨어졌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