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는 헤어가 거리에 물결칠 전망이다. 따뜻하고 여성적인 느낌이 강한 웨이브 헤어는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얼굴형에도 잘 어울린다 사진제공 아베다
올가을, 1960년대 풍 패션과 함께 불어 닥친 헤어스타일 트렌드는 눈썹까지 직선으로 내려오는 긴 앞머리가 특징인 ‘뱅 헤어’와 긴 생머리였다. 하지만 겨울이 다가오면서 차가운 느낌의 생머리보다 따뜻하고 풍성한 이미지의 웨이브 스타일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라 뷰티코아’의 헤어 디자이너 정준 이사는 이에 대해 “불황 등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시기에 여성들은 ‘웨이브’라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통해 여성성을 더 강조하고 싶어 한다”고 해석한다. 웨이브의 장점은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고 손질하기 쉽다는 점. 머리 길이별로 유행하는 웨이브 스타일과 적절한 관리법을 알아본다.
①Long=글래머러스하게
정 이사는 올겨울, 긴 머리에 어울리는 웨이브 트렌드로 컬을 굵게 말아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한 ‘글래머러스룩’을 제안했다.
다소 과장된 실루엣을 만들기 위해 어깨에 패드를 넣거나 풍성한 니트 재킷을 입는 등의 1980년대 풍 패션 트렌드와 일맥상통한 분위기. 올겨울 트렌드이기도 한 1980년대 풍 패션과 잘 어울릴 듯 하다.
앞머리는 눈썹 아래까지 내려오도록 길게 잘라 옆머리와 함께 자연스럽게 흐르는 느낌을 내는 것이 짧게 자르는 것보다 우아해 보인다. 퍼머는 모발을 굵게 말 수 있는 ‘세팅 퍼머’나 머릿결 손상을 줄일 수 있는 시술 방법인 ‘디지털 퍼머’를 추천한다.
② Medium=가볍게
중간 길이 머리에 일명 ‘뽀글 퍼머’를 하면 몹시 촌스러워 보인다. 영화 ‘불어라 봄바람’에서 다방 종업원 역할을 맡았던 영화배우 김정은의 헤어스타일을 연상하면 좋을 듯.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비달사순 2004년 트렌드 세미나’를 참관한 서울 청담동 ‘고원’의 헤어 디자이너 민경 부원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훨씬 부드러운 커팅 스타일이 강조되고 있어 안쪽 머리는 짧고 바깥쪽 머리는 길게 남겨둔 뒤 전체적으로 머리카락의 질감이 가볍게 느껴지도록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원래 곱슬머리인 사람이 많고 머릿결이 가는 서구 백인들의 경우 커팅 만으로도 가벼운 느낌을 낼 수 있지만 국내 여성들의 경우 자연스러운 퍼머를 한 뒤 입체적으로 커팅하면 가벼운 웨이브 헤어를 연출할 수 있다.
③ Short= 귀엽게
짧은 머리는 나이가 들어 보이지 않도록 귀엽게 컬을 잡는 것이 관건이다. 전체적으로 굵은 컬을 넣고 보다 발랄한 느낌을 내기 위해 약간의 염색을 하는 것이 좋다. 올겨울에는 채도가 낮고 중후한 느낌이 드는 진한 갈색, 자주색이 인기. 서울 ‘이가자 헤어비스’ 청담점의 남순 헤어 디자이너는 “앞머리는 머리 밑부분에 롤 빗을 대고 머리끝까지 힘 있게 쓸어내려 이마를 가리게 하고 옆머리는 최대한 볼륨을 살려 풍성한 느낌을 내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고 조언했다.
● ‘웨이브 헤어’ 전용 제품
웨이브 퍼머를 하면 모발 내부의 단백질 성분이 빠져나와 머릿결이 상하고 건조해진다. 헤어 디자이너들은 퍼머를 하고 난 뒤 하루 동안은 샴푸를 하거나 촘촘한 빗으로 머리를 빗지 말도록 조언한다. 이후 관리는 ‘곱슬머리 전용’으로 나온 헤어 제품들을 택하는 것이 좋다. 각 브랜드들은 손상된 머릿결에 맞게 수분 및 영양을 공급하고 컬의 고정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1.긴 머리
머리 가닥가닥을 손으로 감아 내려가면서 말려준다. 스틱형 헤어 왁스를 손에 바르고 감아 내리면 강하게 고정된다. 저녁에 머리를 감은 뒤 여러 가닥으로 나눠 꼬아 놓고 자면 아침에 자연스럽게 곱슬거린다. 앞머리는 롤 빗을 이용해 머리 밑부터 끝까지 바깥쪽으로 살짝 빗어준다.
2. 중간길이 머리
머리를 말릴 때 머리카락을 조금씩 잡은 뒤 손가락으로 비비 꼬아준다. 머리를 층지게 잘랐으므로 긴 가닥만 꼬아주어도 훨씬 정돈된 느낌을 준다. ‘가벼움’이 핵심이므로 가벼운 질감의 로션 타입 고정제를 손가락 끝에 발라 머리카락 군데군데를 비벼 꼬집듯이 매만져 마무리한다.
3. 짧은 머리
머리를 말릴 때 양 손바닥에 고정력이 강한 ‘헤어 머드’를 바른 뒤 컬을 살짝 쥐었다 놓기를 반복한다. 옆머리, 뒷머리 등도 같은 방법으로 힘을 가하면 곱슬머리가 탱탱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머리에 스프레이형 에센스를 뿌려 머릿결에 생기를 준다.
사진=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