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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개그맨 차승환 "남자끼리 손잡는건 질색"

입력 | 2003-11-13 18:06:00

‘여자 같은 남자’ 역할이 특기인 개그맨 차승환. 탤런트 홍석천과도 친하게 지낸다는 그는 “서로의 드라마를 보며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미옥기자


“오늘도 허리허리로, 이름을 써 드릴게요!”

개그맨 차승환(30), 일명 ‘허리수’. 그는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일 오후 5시)에서 6개월째 비음섞인 목소리로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를 흉내내고 있다. 그는 댄스 음악에 맞춰 허리를 빙빙 돌리며, 시청자 중 한 명이 원하는 이름을 허리로 ‘써준다’.

그는 유사한 캐릭터로 드라마에도 진출했다. KBS2 월화드라마 ‘그녀는 짱!’(밤 9·50)에서 청담동 명품 가게를 운영하며 성전환수술비를 마련하는 ‘갤러리 윤’으로 출연하는 것.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미용실에서 만난 차승환의 외모와 목소리는 보통 남자였다. 그는 ‘여자 같은 남자’역을 자주 맡는 것에 대해 “고정된 캐릭터가 있는 게 좋다”면서도 사진에 대해서는 “자꾸 여자처럼 나가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

“원래 성격은 ‘정이 많고 의리 따지고 좀 다혈질인 보통 남자’예요.”

그러나 “남자끼리 손잡는 것은 정말 싫어한다”는 그는 드라마에서는 자신을 벌레 취급하는 건달 호태(이중문)를 ‘오빠’라고 부르며 애타게 좋아하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주인공 ‘혜경’ 역의 강성연과 장난칠 때 무의식중에 나오는 ‘어머’ 소리에 스스로 놀랄 때도 있다.

어머니 기순자씨(53)도 총각인 아들이 여성 역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차승환은 말했다. 그는 “어머니는 ‘하는 김에 치장도 더 여자같이 하라’고 조언한다”며 “어머니와 하루 서너번씩 통화하며 친구처럼 지낸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MBC 8기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며 ‘허리수’ 이전 축구해설가 신문선의 성대 모사를 하면서 ‘신문지’로 통했다. 그는 ‘신문지’로 99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코미디언 신인연기상도 받았다. 이후 뚜렷한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이번에 ‘허리수’로 재기했다.

“하리수와는 방송국에서 우연히 마주쳐 인사 정도는 했어요. 하지만 패러디를 하는 게 미안해서 더이상 말을 걸기 어렵더라고요…. 기회가 생기면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꼭 물어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이상한 뜻’은 아니예요.”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