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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8월의저편 467…귀향 (1)

입력 | 2003-11-13 18:38:00


작은할아버지가 돌아옵니다! 내일! 드디어 내일! 우리 가족은 작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한 이래 줄곧 이날을 기다렸습니다. 열 개의 목을 길게 빼고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지난 반년 동안, 온 밀양은 축제 분위기로 사람들은 무슨 표어처럼 김원봉 장군이 돌아온다! 윤세주가 돌아온다! 라며 악수를 하고 서로의 어깨를 치며 김원봉 장군 만세! 윤세주 만세! 를 외쳤습니다. 학교에서도 선생님과 친구들이 매일 물었습니다. 언제 돌아오시는지, 연락은 없는지. 부끄럽기도 했지만 자랑스러움이 더 컸습니다. 우리 작은할아버지는 윤세주입니다. 윤세주는 지금부터 27년 전 3월에 밀양에서 독립운동을 지휘하다가, 체포영장이 떨어져 만주로 도망갔습니다. 아니 도망간 것이 아니라,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준비하고 있던 김원봉 장군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두 사람은 어릴 적 불알친구였습니다.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집에 살았습니다. 같이 놀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망국의 슬픔을 나누고, 같이 학교의 화장실에 일장기를 버리고, 같이 퇴학 처분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둘은 의형제, 태어나면서부터 동지가 될 운명이었습니다.

할배한테서 몇 번이나 들었습니다. 윤세주는 열네살 때부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강도 일본과의 투쟁을 하루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잃어버린 주권을 회복하지 않는 한, 우리 조선 사람들은 항상 부끄럽고 항상 슬프다. 나는 내 목숨이 다하도록 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조국 광복의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 이 한 목숨 버려도 아깝지 않다고. 1917년에 열세 명의 동지가 모여 결성한 상해 의열단의 공약 10조에도 그 정신은 살아 있습니다.

1. 천하의 정의의 사(事)를 맹렬히 실천하기로 함.

2. 조선의 독립과 세계의 평등을 위하여 신명을 희생하기로 함.

3. 충의의 기백과 희생의 정신이 확고한 자라야 단원이 됨.

4. 단의(團義)를 앞세우고 단원의 의를 급히 함.

5. 의백 1인을 선출하여 단체를 대표함.

6. 하시하지에서나 매월 한 차례씩 사정을 보고함.

7. 하시하지에서나 부르면 반드시 응함.

8. 피사(避死)치 아니하여 단의에 진함.

9. 하나가 아홉을 위하여 아홉이 하나를 위하여 헌신함.

10. 단의를 배반하는 자는 처단하여 죽임.

글 유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