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즐거운 일기’
◆나의 즐거운 일기
감독 난니 모레티. 주연 난니 모레티, 레나토 카르펜티에리. 모레티는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와 함께 이탈리아 영화의 오늘을 대표하는 감독이다. 베니니가 이탈리아의 희극적 전통을 잇고 있다면 모레티는 좌파 성향의 사회적 발언을 영화에 투영시켜 왔다. 이 작품은 1994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으로 모레티가 왜 ‘이탈리아의 우디 앨런’으로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가 시나리오, 연출, 주연의 1인3역을 맡은 ‘아들의 방’은 200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는 ‘스쿠터를 타고’ ‘섬들’ ‘의사들’ 등 감독의 일기에서 발췌한 3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로 구성된 코미디. 모레티가 세상에 대해 퍼붓는 독설로 채워져 있다. 가볍지만 날카롭고, 겉으로는 냉소적이나 내면에는 모레티의 열정이 돋보인다. ‘스쿠터…’와 ‘섬들’은 각각 로마 거리와 시실리의 여러 섬을 여행하는 기행 형식이며, ‘의사들’은 모레티 자신의 피부암 투병기를 다뤘다.
작품 속 ‘모레티 씨’는 정말 바쁜 사람이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만나 끊임없이 떠들고 영화에 대해 혹평을 해댄다. 형편없는 영화임에도 손님이 꽉찬 영화와 이를 호평한 신문의 영화 평, 철학자 칼 포퍼까지 그의 날카로운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 ★★★★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무간도
감독 유위강, 맥조휘. 주연 유덕화, 양조위. 홍콩 영화계에서는 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홍콩 느와르의 부활을 알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콩 경찰의 우수한 요원 유건명은 범죄 조직 삼합회를 소탕하기 위해 강력계에 발령받는다. 하지만 그의 진짜 정체는 삼합회가 경찰에 심어둔 스파이. 그는 보스 한침의 명령으로 경찰학교에서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경찰에 10년째 근무하고 있다. 반면 삼합회 조직원으로 활동 중인 진영인은 경찰이 삼합회에 침투시킨 스파이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운명이 엇갈린 상대방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 ★★★☆
◆프루프 오브 라이프
감독 테일러 핵포드. 주연 멕 라이언, 러셀 크로. 남미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작은 나라. 이곳에 파견돼 댐 공사를 진행하던 미국인 엔지니어 피터 바우만이 반정부군에 의해 납치되자 수많은 인질사건의 협상을 맡아온 프로협상 전문가 테리 손이 투입된다. 납치범들이 300만 달러의 거액을 몸값으로 요구하자 도산 위기에 처한 피터의 회사에서는 이를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 회사의 협상 포기에 실망한 피터의 아내 앨리스는 테리 손과 함께 납치범들과 직접 협상할 것을 결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