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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TV영화/16일]'아메리칸 뷰티' 외

입력 | 2003-11-14 17:22:00

‘아메리칸 뷰티’


◆아메리칸 뷰티

연극 연출가 출신 샘 멘데스의 감독 데뷔작(1999년). 주연 케빈 스페이시, 아네트 베닝. 직장과 가정에서 외면당하는 중년 남성을 통해 미국 중산층 가정에 깊숙이 드리워진 어둠과 불안을 유머러스하게, 날카롭게 그려낸 수작. 200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했다. 일상을 통찰력 있게 묘사한 각본, 연기력으로 인정받아온 케빈 스페이시의 호연이 돋보인다.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40대의 레스터 번햄(케빈 스페이시). 남보기에 그는 아내 캐롤린(아넷트 베닝)과 외동딸 제인(토라 버치), 안정된 직장을 가진 행복한 가장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는 좌절감에 가득 찬 잡지사 직원으로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고 있다. 부동산 소개업자로 일하는 아내는 물질만능주의를 외치고, 딸은 반항의 도를 지나쳐 아버지가 사라져주길 바랄 정도로 미워한다.

어느 날 그가 제인의 학교를 방문했다가 딸의 되바라진 친구인 안젤라를 보는 순간 홀딱 반하면서 겉으로나마 평안하던 일상이 무너져간다. 게다가 아내는 성공한 부동산업자와 바람이 나고, 딸은 마리화나를 밀매하는 옆집 청년 리키와 위태로운 연애에 빠져들면서 한 집안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무단침입

미국 로스엔젤레스 교외에 사는 마이클(커트 러셀)과 카렌(매들린 스토우) 부부는 강도 침입을 신고한 것을 계기로 경찰관 피트(레이 리오타)와 가까워진다. 피트는 마이클을 자신의 순찰 근무에 초빙하고, 마이클이 보는 앞에서 강도 용의자를 붙잡아 심하게 구타하며 상류층에 대한 피해 의식을 표출한다. 마이클은 피트를 멀리하려 하지만 피트는 오히려 이 부부에 대해 병적 집착을 보인다. 질투와 열등의식이 결합된 레이 리오타의 사이코 연기가 볼 만하다. 원제 ‘Unlawful Entry’. ★★★

◆아바나의 사나이

‘제3의 사나이’ ‘올리버’ 등으로 유명한 캐롤 리드 감독의 1959년작으로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 실제 혁명을 앞둔 쿠바의 아바나에서 촬영했다. 영국인인 짐 워몰드(알렉 시네스)는 아바나에서 진공청소기를 판매하며 산다. 그는 딸 밀리(조 모로우)에게 안락한 삶을 누리게 해주고 싶은 생각에 분에 맞지 않는 취미와 쇼핑을 즐긴다. 어느 날 영국 비밀첩보원 호손(노엘 코워드)이 짐에게 접근, 쿠바 내 정보를 수집하는 첩보원이 돼 줄 것을 제안한다. 원제 ‘Our Man In Havan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