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캐쉬백은 광고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을 추리 이벤트에 참여시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사진제공 휘닉스컴
‘73세인 저의 어머니는 청각장애인입니다. 듣지 못해 늘 우울해 하시던 어머니가 요즘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덕분에 기쁜 나날을 보내고 계십니다. 세상과 끊어져 있던 대화를 새롭게 시작하신 어머니를 대신해….’
최근 들어 KTF에는 가슴 훈훈한 사연들이 쏟아지고 있다.
시리즈광고인 ‘KTF적인 생각’을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조금 다른 생각’에 대해 공모하고 있는 것. 공모 초기 하루 30∼50통이었던 응모건수도 최근 하루 100∼200통으로 늘었다.
KTF테크놀로지의 '에버' 광고 - 사진제공 오리콤
동양제과의 초코파이 광고도 14년 만에 ‘정(情) 시리즈’를 과감히 벗어 버리면서 소비자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10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광고 소재로 바꾼 동양제과는 어떤 이야기로 광고를 꾸려 나갈지에 대해 소비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 후속편은 인터넷에 접수된 사연 가운데서 결정된다.
최근 들어 소비자를 광고 제작에 참여시키는 ‘상호작용 광고’가 늘고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연이나 아이디어를 공모할 뿐 아니라 각종 이벤트에도 참여시키고 있다.
제일기획 남상일 차장은 “소비자의 의견을 담은 광고는 소비자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높일 수 있어 광고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를 참여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
KTF테크놀로지는 ‘에버’ 광고의 소비자 참여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인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1편은 거대한 원기둥의 돔 속에서 남자의 몸이 떠오르고 그와의 이별을 예감한 여자가 미친 듯이 “내가 여기 있잖아”라고 오열한다.
기존의 휴대전화 광고와 달리 신비하면서도 알쏭달쏭한 이 광고를 내보낸 뒤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될지 아이디어를 보내 달라’고 주문한다.
최근 3주 동안 공모된 아이디어는 1800여개. 공모기간 홈페이지의 방문건수는 평소의 10배를 웃돌았다. 제작사인 오리콤측은 “공모작품에는 영화와 같은 시나리오는 물론 7분짜리 동영상도 있다”며 “광고제작에 참여할 기회를 주면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벤트가 결합된 광고가 증가하는 것도 한 특징. OK캐쉬백의 ‘일곱 번째 열쇠를 찾아서’편은 실종된 백만장자 상속녀를 찾는 과정을 7편의 ‘추리 드라마’로 전개하면서 소비자들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총 7주 동안 7단계에 걸친 추리 문제를 풀어 최후의 상속녀를 찾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총 7억원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
이벤트를 진행하는 휘닉스컴측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 데다 OK캐쉬백을 사용한 실적도 있어야 하지만 참가자가 한 달여 만에 8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단순한 경품행사와는 달리 꾸준히 추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 흥미를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
오리콤의 이상훈 부장은 “광고는 일방적인 외침이 아니라 소비자와의 대화”라면서 “젊은 층일수록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친근감과 인지도를 높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