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의 팀 메이트인 알렉스 로드리게스(28·텍사스 레인저스·사진)가 꼴찌 팀 선수로는 사상 두 번째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로드리게스는 18일 전미야구기자협회 투표 결과 1위 6표, 2위 5표, 3위 6표 등 총 242점을 얻어 카를로스 델가도(213점·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호르헤 포사다(194점·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생애 첫 아메리칸리그 MVP가 됐다.
유례가 없는 대혼전으로 끝난 이번 투표는 57년 미키 맨틀(뉴욕 양키스) 이후 처음으로 MVP가 1위 6표를 얻는데 그쳤고 모두 10명의 선수가 1위 표를 나눠가졌다. 꼴찌 팀 선수로는 87년 안드레 도슨(시카고 컵스) 이후 두 번째.
9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아쉽게 2위에 그쳤던 로드리게스에게 동정표가 몰렸다는 평가도 있다. 로드리게스는 올 시즌 타율은 0.298에 그쳤지만 홈런 47개로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고 득점(124개), 장타력(0.600) 각 1위에 타점(118개) 2위에 올랐다.
그러나 타점왕(145개)에 타율 0.302, 42홈런을 기록한 델가도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에서 MVP가 나왔다면 내 차지가 됐어야 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로드리게스는 멕시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단에서 몇몇 팀으로부터 트레이드 제의가 있었다며 의사를 물어온 적이 있다. 나도 지금부터 문을 활짝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10년간 2억5200만달러의 사상 최고액에 도장을 찍은 로드리게스는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입단 후 3년 연속 꼴찌에 머문 텍사스보다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에서 뛰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