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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칼럼]수비에 약한 한국축구!

입력 | 2003-11-19 12:00:00


한국 축구는 왜 수비형 축구에 약할까?

지난 달 아시안컵 지역예선 경기에서 패한 당시도 베트남은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다.

역습 찬스를 기다린 결과 1골을 넣었고 이후에는 확실한 수비 전략을 구사했다.

어제 벌어진 불가리아와의 평가전 역시 마찬가지.

전반 18분 만체프에게 기습적인 골을 허용했다.

이후에는 거의 하프게임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의 일방적인 공격.

결론은 1-0으로 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왜 한국은 수비 전략을 구사하는 팀에게는 항상 지는 것일까?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공격수들의 개인기 부족.

히딩크 전 감독은 한국선수들의 기술을 좋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히딩크가 말한 한국선수들의 기술은 트레핑과 드리블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을까?

울퉁불퉁한 맨땅에서 축구를 하다보니 당연 트레핑과 드리블은 끝내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를 펼치다보니 자연스럽게 늘어난 기술이다.

반면 상대 수비수 1명을 제칠 수 있는 개인기는 부족하다.

최근 경기는 물론이고 역대 대표팀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를 시원스레 제치는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상대가 수비전략을 구사할 경우 1대1 돌파만이 상대 수비를 흔드는 방법이지만 불가리아전에서 역시 시원스런 돌파는 없었다.

김도훈이 상대 수비를 제칠 수 있는 수준도 아니었고 박지성도 돌파의 개인기는 부족하다.

후반에 투입된 최용수 역시 마찬가지.

차두리와 이천수가 그나마 돌파를 시도하지만 순전히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

60,70년대에 즐겨쓰던 앞으로 길게 쳐놓고 달려가는 수준이다.

이처럼 상대 수비를 허물어뜨리는 돌파가 없었기에 불가리아의 수비는 적정선에서 마크만 해주면 성공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선수들의 공간 활용 능력.

상대 수비수들의 수비 진영을 갖추고 있을 경우 개인 돌파가 실패하면 2대1 패스나 스루패스로 공격을 물꼬를 터야한다.

하지만 상대 수비가 뻔히 읽을 수 있는 움직임으로 사전에 패스를 차단당하기 일쑤였다.

동료 선수가 횡으로 달리면 종으로 빠져주고 빈 공간을 찾아가는 창조적인 모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부족해보이는 경기였다.

열심히 뛰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지능적으로 빈 공간을 찾고 효율적인 공간 이동이 이뤄져야지만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다.

돌파 능력과 공간 활용 능력을 갖추지 못한 한국 축구는 언제나 수비형의 팀에게는 약할 수 밖에 없다.

강팀에 항상 수비 전술을 구사했던 한국 축구.

이젠 상대에게 수비 전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상태에서 상대 수비전술을 타개할 수 있는 방도는 찾지 않는다면 답보상태를 면하기 힘들어진다.

한 단계 올라서느냐 마느냐 중요한 시점이 분명하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