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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산 UFO'는 가로등?…제보자 "당시 가로등 없었다"

입력 | 2003-11-19 17:35:00

보도됐던 사진(좌측하단)과 KBS 방송화면을 비교해, 좌측건물과 가로등 및 비행물체의 각도가 일치함을 나타낸 화면. 가로등의 기둥은 이해를 돕기 위해 지운 상태임. (사진제공 : 이차복씨)


지난 18일 동아닷컴이 보도한 '국내 최고 선명도의 미확인 비행물체(UFO)' 사진과 관련해 "UFO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수년간 UFO를 연구해 왔다는 이차복씨(35)는 "보도된 사진에서 UFO로 보이는 물체는 현장에 설치된 가로등이 우연히 찍힌 것"이라며 "실제 가로등의 위치와 사진 속 UFO추정물체의 위치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만약 사진 속의 물체가 촬영자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비행 중이었다면, 셔터 스피드가 적어도 1/1000은 되어야 촬영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찍혔더라도 비행궤적이 나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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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씨는 가로등의 기둥과 전구가 사진에 나타나지 않은 것에 대해 "사진의 밝기가 너무 강할땐 가로등 기둥의 재질에 따라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UFO조사분석센터(http://www.kufos.net/) 서종한 소장은 "비행물체와 가로등의 모양이 비슷한 것은 우연치곤 황당한 케이스"라며 "하지만 사진 속의 비행물체와 가로등을 자세히 보면 다른 모양인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소장은 또 "조작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사진에서 가로등의 기둥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가로등이 찍혔다면 역광 촬영시 물체의 밑부분이 사진처럼 밝게 나타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을 제보한 최모씨는 "촬영당시 현장에는 가로등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어제 방송은 산 아래의 시가지가 보일 정도로 아래쪽을 향해 촬영됐지만, 제보한 사진은 하늘을 향해 15도 정도 올려다 보면서 찍은 것이기 때문에 만약 가로등이 있었어도 사진에 찍힐 각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씨와 서소장은 이날 오후 팔달산 현장에서 지난해와 같은 조건으로 사진을 다시 촬영해 가로등이 찍힌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재분석할 계획이다.

한편 이 사진을 분석한 미국 최대의 UFO연구단체 MUFON의 사진분석 전문가 Jeffrey Sainio씨는 "초점으로 볼 때 먼 거리에 있는 물체"라며 "조작한 흔적을 어디서도 발견할 수는 없지만 일정 부분 의심이 들고 어떤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었다.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