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의 성적은 초라하다. 그래서일까. 18일 불가리아전에서 쿠엘류 감독은 유난히 심판판정에 불만이 많아 보였다. ‘실망’ ‘축구팬은 바보가’ 등의 피켓을 든 축구팬의 모습(왼쪽 아래)은 한국축구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올 3월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에 취임한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의 첫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는 3월 29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었다. 이후 18일 불가리아전까지 모두 12차례의 평가전(5승1무6패)을 치르는 동안 쿠엘류 감독이 실전에 투입한 선수는 43명.
하지만 12경기 중 11경기에 출전한 이운재(수원 삼성)와 김남일(전남 드래곤즈), 10경기에 출전한 김태영(전남)을 제외하곤 경기 때마다 포지션의 주인이 바뀌었다. 출범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최적의 조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과연 한국 축구 최적의 ‘베스트 11’을 꼽는다면 어떤 선수들일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구성할 수 있는 최적의 ‘베스트 11’은 지난해 월드컵 멤버들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만 얽매여 있을 수는 없는 일. 목표를 3년 뒤인 2006년 독일월드컵에 맞춘다면 축구협회가 좀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한 뒤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그런데도 쿠엘류 감독은 내년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고 하나 장기적 비전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에 목을 매고 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용인대 겸임교수)은 “쿠엘류 감독은 지난해 월드컵 이후 분명한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외파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운영하는 것도 아니다”며 “협회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용수 KBS해설위원(세종대 교수)도 “가능성 있는 올림픽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어린 선수들을 키워 저변을 확대해야만 할 상황에서 승리를 위해 노장들만 선발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월드컵 때 한국을 4강으로 이끈 선수들도 처음엔 허둥댔다. 2006년 월드컵을 대비한다면 좀더 많은 선수들을 확보해 키워야한다”며 축구협회와 쿠엘류 감독의 근시안적인 대표팀 운영을 질타했다.
구체적인 ‘베스트 11’ 구성에서 전문가들은 2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미드필드진에 대해서는 2006년 월드컵까지 유지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신뢰를 표시했다.
하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수비진은 장기적인 투자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스트라이커는 어차피 한정된 자원”이라는 전제하에 파괴력이 떨어지는 조재진(광주 상무)이나 위치선정 능력이 떨어지는 정조국(안양 LG)을 집중 육성할 것을 주문했다.
수비진에서는 조병국(수원 삼성)을 많이 거론한 가운데 강신우 축구협회 유소년분과위원장은 박용호(안양)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포스트 황선홍은 박지성?”…네티즌들 선수평가 시끌
‘박재홍은 한국 수비의 미래.’ ‘김도훈 보다 파괴력 있는 공격수 없다.’
한국이 18일 불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한 뒤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각 언론사 게시판 등 인터넷사이트에서 팬들이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문제점으로 들어난 ‘스리백’과 관련해선 ‘역시 김태영과 최진철의 공백이 컸다’는 반응도 있는 반면 ‘박재홍-유상철-이상헌 카드가 최선이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특히 김혜능씨는 협회 게시판에 ‘박재홍은 1m85, 82kg의 육중한 체격에 빠른 발을 가지고 있어 최고의 수비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 반면 ‘불가리아전에서 박재홍은 느린 움직임으로 공간을 많이 내줬다’는 등 비판적인 글도 다수.
가랑이 사이로 한골을 먹은 골키퍼 이운재에 대해선 비난이 쏟아졌다. ‘이운재의 평범한 선방과 알까기, 김병지 나와라’ ‘이운재보다 김영광이나 김병지를 불러라’고 네티즌들은 주장했다.
골결정력 부재와 관련해선 ‘역시 김도훈은 국내용’이라는 평가와 ‘이천수 차두리 최용수 박지성이 K리그에서 28골을 터뜨린 김도훈을 능가할 순 없다’는 반응이 엇갈리기도.
박지성과 안정환 이천수 이영표 송종국 등 해외파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좋았다. 한 네티즌은 ‘황선홍의 대를 이을 스트라이커로 안정환과 박지성 이천수가 제격이다. 지금은 골격정력에 문제를 보이고 있지만 황선홍도 처음 등장했을 때 골을 잘 넣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팬들은 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쿠엘류 감독이 좋은 선수를 많이 발굴 할 것을 주문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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