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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동네축구’ 반란 지켜보라…FA컵 32강진출 동호인팀

입력 | 2003-11-20 17:55:00


2000년 프랑스 축구협회(FA)컵에서 4부 리그 팀으로 결승까지 진출했던 칼레. 그 ‘기적’이 한국에서도 재연될 수 있을까.

21일 개막하는 2003하나은행 FA컵 본선 32강에서 순수 아마추어 동호회 팀인 봉신축구클럽과 재능교육이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봉신클럽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전통의 실업 강호 할렐루야를, 재능교육은 경일대를 물리쳤다.

봉신클럽은 21일 남해에서 K2리그 3위 팀 수원시청과 만나고 재능교육은 구미에서 프로팀 포항 스틸러스와 맞붙게 돼 16강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 이들은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지만 공은 둥근 법.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동호인축구 팀의 매운맛을 보여주겠다’. 21일 개막하는 FA컵 축구대회에 출전한 순수동호인 축구팀인 봉신클럽(왼쪽)과 재능교육팀 선수들의 표정에 자신감이 넘친다. 이들은 “즐겁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승패에는 연연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상호기자

인천 소재 기계공구 제조업체 ㈜봉신 직원들이 89년 만든 봉신클럽. 기계와 씨름하면서도 축구가 좋아 주말을 이용해 공을 찬다. 동호인이 절반. 나머지는 초중고 시절 잠깐씩 선수생활을 했던 ‘준 선수급’이지만 이들도 그라운드를 떠난 지 오래돼 순수 동호회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영진 봉신클럽 감독은 “우리가 어떻게 직업선수를 이기겠는가. 멋진 추억을 만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재능교육도 학창시절 선수생활을 잠깐씩 했던 사원과 순수 동호인들이 97년 만든 동호인 팀. 4월부터 휴일마다 온종일 공을 차며 손발을 맞춘 끝에 돌풍을 일으켰다. 재능교육은 최근 중앙대와의 연습경기에서도 1-0으로 이기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FA컵은 K리그 프로구단 12개 팀과 실업축구 K2리그 4개 팀, 예선을 거친 아마추어 16개 팀 등 총 32개 팀이 토너먼트로 최강을 가리는 축구의 ‘왕 중 왕전.’ 올핸 구미, 김천, 남해, 수원, 천안, 의정부, 고양, 서울 등 전국 8개 도시에서 열린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