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이등병이 휴가 마지막날 자대 복귀를 거부하고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전남 장성 상무대 육군보병학교 근무지원단 운전병인 강철민 이병(22·대구가톨릭대 철학과 휴학)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파병에 반대하며 파병이 철회될 때까지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씨는 이 자리에서 공개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께 드리는 이등병의 편지’라는 A4용지 1장 분량의 글에서 ‘군인으로서 죽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명분도 도덕도 없는 전쟁에 우리 군대가 파병돼 이라크 국민을 죽이고 또한 죽어간다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결정이라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7월에 입대한 강씨는 4박5일간의 ‘100일 휴가’ 마지막날에 복귀를 거부하고 이날 오후 기독교회관 7층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인권위 사무실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연대회의)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의 계기에 대해 강씨는 “군대에서 파병 반대에 대한 생각을 계속해 왔다”며 “휴가 기간 연대회의에 관해 알게 돼 이들에게 도움을 청했으며 이들의 도움으로 농성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일단 지켜보다가 강 이병의 휴가 복귀시한인 23일 0시까지 자대복귀하지 않으면 군무이탈이기 때문에 신병을 체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군형법 제30조는 군무 기피 목적으로 부대 또는 직무를 이탈한 자는 2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