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단식투쟁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의 재의 요구가 단식이라는 극한투쟁을 할 만한 사안인지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다”면서 “대통령이 특검을 안 받겠다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단식투쟁은 막강한 영국군에 대항할 힘이 없던 인도의 간디나 군부독재 정권 시절에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하던 것이지 거대 야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한다니 어리둥절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투쟁 수단이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단식투쟁을 해야 호소력이 있지 국회를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는 최 대표가 단식을 하면 국민이 고운 눈으로 보겠느냐”고 꼬집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장외투쟁을 선언하며 협박정치를 해왔고 이제는 단식농성, 등원 거부라는 극단적 정치공세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한나라당의 ‘재의 철회 요구’를 일축했다.
우리당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은 최고지도부 간담회에서 “국민의 고통과 피눈물을 위로한 적 없던 한나라당이 대선자금 수사로 치부가 드러날까 봐 단식투쟁을 벌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정(李在禎) 총무위원장도 “한나라당이 언제 정치개혁이나 민생 현안을 위해 단식한 적이 있느냐”고 비꼬았고, 이미경(李美京) 상임중앙위원은 “거짓 가면극을 파헤치기 위해 농성이라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평수(李枰秀) 공보실장은 논평에서 “요즘 한나라당을 보면 히틀러 시대의 집단적인 대국민 정치쇼를 하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