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6일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내년 하반기부터 담뱃값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날 고건(高建)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외국 담뱃값과 비교해 적절한 선까지 단계적으로 담뱃값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시기와 인상폭은 밝히지 않았다.
국무조정실 최경수 사회수석조정관은 “500원씩 2차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과 1000원을 한꺼번에 올리는 안 등이 논의됐지만 담배 사재기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인상 폭과 시기는 적절한 시점에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들은 담뱃값을 내년 7월 500원 올리고 2005년에 추가로 500원 인상하기로 합의해 2005년까지 담뱃값이 1000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담뱃값 인상은 현재 150원으로 정해져 있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을 내년에 650원, 2005년에 1150원으로 올리는 방법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위해 내년 상반기에 국민건강증진법과 지방세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담뱃값이 500원 오를 경우 연간 1조9000억∼2조원의 돈이 더 걷힐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지난해 43억갑의 담배가 팔렸지만 가격이 500원 오를 경우 39억갑 정도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정부는 담뱃값 인상으로 조성되는 재원의 50%는 복지부가 국민건강증진사업에 쓰고 나머지는 지방세수 보전, 엽연초 경작 농가의 손실보전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1조원 정도의 재원을 지역암센터 건립과 암 조기검진, 금연프로그램 확산 등에 쓰기로 방침을 정하고 세부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