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하철 2호선 을지로3가역에서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승강장 반대편에서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이 승강장 아래에 무언가를 떨어뜨렸는지 사방을 둘러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승강장 아래로 뛰어 내려가 물건을 주워 올라오는 게 아닌가. 마침 공익근무요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남학생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태도였지만 나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만약 열차가 들어왔다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 아닌가. 더 한심한 것은 이러한 학생의 행동에 대해 주의를 주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선로로 내려가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표시판을 곳곳에 붙여 놓았지만 이것 역시 형식적인 것 같아 씁쓸했다. 지하철공사측은 선로에 무단으로 내려가는 사람을 보다 더 강력하게 규제해주었으면 한다.
고원숙 주부·서울 중구 신당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