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붉은 악마’가 있다면 쇼트트랙에는 ‘블루 히어로즈’가 있다.
전주 쇼트트랙 월드컵이 열린 30일 전주 화산빙상장. 푸른 티셔츠 차림의 응원단이 한국선수들이 외국선수들을 추월할 때마다 우레와 같은 함성을 토해냈다.
이들은 한국쇼트트랙 대표팀 공식응원단인 블루 히어로즈. 일반관람객들도 이들의 구호에 맞춰 힘차게 “대∼한민국”을 외쳤다.
블루 히어로즈(www.blueheroes.org)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뒤 PC통신 동호회원들이 만든 모임. 인터넷 등록 회원이 2000명 정도이며 300∼500명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정모(정기 오프라인 모임)에도 200명이 넘게 참석해 쇼트트랙 녹화 비디오 상영, 사진 전시회, 국가대표 선수 초청 등의 행사를 가진다.
99년 강원 동계아시아경기를 시작으로 2001년 전주 세계선수권대회, 2002년 춘천 월드컵은 물론 올 2월에는 일본 아오모리에서 열린 동계 아시아경기 단체 응원도 다녀왔다.
이 모임 창립 멤버인 권혁신 회장대행(27)은 “92년부터 쇼트트랙 팬이었다”며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고 언제 넘어질지 몰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이 쇼트트랙의 묘미”라고 말했다.
권씨는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불참에 대해선 “오노가 꼭 오길 바랐는데 아쉽다”면서 “경기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쇼트트랙을 즐기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루 히어로즈는 30일 경기가 모두 끝난 뒤 이달 생일을 맞은 안현수, 변천사, 최은경에게 생일잔치를 열어주기도 했다.이들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도 단체응원을 갈 계획이다.
전주=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