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 가이드로 봉사하고 있는 나예프 알만수리씨. 아부다비=양종구기자
“한국 선수들에게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 주고 싶습니다.”
2003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한국팀 연락관을 맡은 나예프 알만수리씨(29). 미국 텍사스주 앨파소에서 언론학을 전공하고 있던 그는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한국팀이 출전한다는 말을 듣고 날아왔다.
그는 ‘한국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팀 가이드를 자청했다. 작은아버지 이브라힘 알만수리씨가 한국 주재 아랍에미리트 공사라는 점이 한국을 좋아하게 된 이유다.
친절하고 정 많은 사람들, 아름다운 강산, 맛있는 음식…. 모두 작은아버지를 통해 들은 한국예찬이다. 직접 한국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김치와 김치찌개 등 한국음식을 먹어 봤고 전통의상 한복이 아름답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알만수리씨는 한국 선수단에서 ‘칼(Knife)’로 불린다. 이름 나예프도 발음이 비슷한데다 일처리가 칼 같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 훈련장과 차량 확보, 선수단 이동 등 필요한 문제를 모두 그가 맡아서 해결해 준다. 급할 땐 선수단 차량의 기사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가 이란 영사, 또 다른 작은아버지가 모스크바 영사로 활동하는 등 잘 나가는 외교관 집안. 그런데도 잔심부름까지 도맡아 하는 등 헌신적인 모습은 한국 선수단을 놀라게 한다.
알만수리씨는 이라크전쟁 후 최근 중동지역 곳곳에서 테러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 “아랍에미리트는 테러청정지역”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맘 놓고 열심히 뛰어 우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부다비=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