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좋다.” 홍콩여자탁구대표 출신으로 김승환(포스데이타)과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 국적 취득을 앞두고 있는 궈팡팡(한국마사회). 궈팡팡은 한국 데뷔 무대인 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 8승2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사진제공=마사회 홍보팀
“처음이 너무 화려하면 뒤가 시시해지기 쉽잖아요. 새 조국에서, 그것도 승환씨 앞에서 처음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홍콩여자탁구대표 출신 궈팡팡(23·한국마사회)의 한국무대 데뷔전은 산뜻했다.
2일 강릉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57회 종합탁구선수권대회 마사회-삼성카드의 여자단체전 결승. 제1단식에 나선 궈팡팡은 박미영에게 2-0으로 앞서다 2-3으로 아깝게 역전패했다. 이어 한광선과 짝을 이뤄 나선 복식에서는 이은실-문현정조를 3-0으로 가볍게 눌렀다.
마사회가 1-3으로 져 준우승에 그치자 그는 고개를 떨군 동료들의 어깨를 툭툭 치며 위로했다. 그리고는 예비신랑 김승환(포스데이타)을 슬쩍 한번 쳐다본 뒤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한국남자 김승환이 좋아 홍콩대표 생활을 접고 지난 9월 마사회에 입단한 중국의 미녀 탁구스타 궈팡팡. 앞서 4월 혼인신고는 했지만 한국 국적 취득은 2년 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단체전에만 출전한 그의 성적은 8승2패. 두 차례 단식에서 모두 2-0으로 앞서다 역전패한 것은 두고두고 아깝다.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63위인 궈팡팡은 내년부터는 전국체전과 종합선수권대회를 제외한 모든 대회에 개인전까지 나갈 수 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2년 후에는 국가대표도 될 수 있다.
궈팡팡의 꿈은 예비신랑 김승환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 출전하는 것. 최종 목표는 함께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다. 내년 봄에는 3년여의 열애 끝에 드디어 결혼에 골인한다.
한국어 개인교습을 받고 있지만 아직 한국말에 서툰 궈팡팡. 그는 한국무대 데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좋아요”만 연발했다.
한편 남자복식 결승에서는 ‘환상의 콤비’ 이철승-유승민(이상 삼성카드)조가 유창재-김주상(이상 상무)조를 3-0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유승민은 전날 혼합복식 우승에 이어 대회 첫 2관왕이 됐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