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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벼랑끝의 이천수…활약 미미하자 현지언론 외면

입력 | 2003-12-02 17:59:00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심각한 ‘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요즘 스페인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천수의 근황을 물어 보면 나오는 얘기가 거의 없다. 또 올해 처음 스페인에 진출한 이천수에 대한 신뢰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에서 주전 대신 이천수가 출전했다가 성적이라도 나쁘면 혹평이 쏟아진다.

최근 스페인 언론의 오보소동도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스페인 언론은 지난달 18일 한국에서 열린 한국과 불가리아의 평가전에 이천수가 1분도 뛰지 않았다고 오보를 내보냈다. 뒤늦게 이천수의 후반 교체 출장을 알았지만 어느 언론사도 정정기사를 내지 않았고 심지어 최근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 경기의 해설자까지도 이천수가 불가리아전에서 벤치에만 앉아 있다 돌아왔다고 말했다.

만약 베컴이나 피구(이상 레알 마드리드)같은 유명선수들의 오보 기사가 나왔다면 바로 정정했을 것이다. 오보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축구팬들이나 언론이 이천수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현지 교민들의 반응도 예전 같지 않다. 이적 초기에는 현지 교민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활약이 많지 않은데다 간혹 성숙하지 못한 행동과 발언까지 나와 교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로 가고 싶다고 한 것은 불에 기름을 부운 격. 스페인 사람들은 물론 교민들도 스페인 축구의 수준을 세계 최고로 평가하는데 이천수가 레알 소시에다드를 작은 그릇으로 표현한 부분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스페인으로 이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처신이었다.

무엇보다 이천수에게 가장 큰 문제는 실력 발휘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데누엑스 감독은 니하트, 코바세비치, 카르핀 등을 주로 기용하는 대신 이천수에겐 출장 기회를 많이 주지 않는다. 이천수에겐 지금이 최대 위기다.

스페인=변혜정통신원JACGAR@telefonic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