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개봉돼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영화 ‘올드 보이’의 최종 관객 수는 얼마나 될까?
영화광고대행사 ‘데이브&파트너스’의 예상에 따르면 최소 200만에서 최대 250만 명. 이 작품은 지난달 30일까지 전국 134만4000여명을 기록했다.
선거에서만 ‘출구조사’를 활용하는 게 아니다. 영화에도 출구조사가 있다. 이 회사는 영화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2년여 동안 극장 앞에서 ‘영화 관객 출구조사’를 실시해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조사의 목적은 후보의 당락을 예측하는 선거용 출구조사와 달리 개봉 주 박스오피스 순위와 영화의 흥행 추이를 점치기 위한 것.
‘데이브…’ 정진기 대표는 “미국에서는 영화 출구조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면서 “주먹구구식 마케팅보다는 영화에 대한 사전, 사후의 정확한 조사가 더욱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사는 매주 토요일 오전11시부터 오후6시까지 서울 강남의 시티극장과 강북의 서울극장 관객 가운데 각각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시티극장은 서울 지역, 서울극장은 지방의 박스 스코어와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는 분석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위대한 유산’과 KM컬쳐의 ‘오! 브라더스’는 영화에 대한 사전 인지도와 선호도에 대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출구조사에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가장 보고 싶은 영화가 무엇이냐는 ‘최우선 선호도’와 ‘보려고 마음속에 두고 있는 영화 세 편은 어느 작품이냐’는 ‘3순위 선호도’. 예상과 달리 ‘3순위 선호도’가 실제 박스오피스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2년여 동안 통계를 참고한 결과 3순위 선호도가 박스오피스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영화는 보통 2인 이상 함께 보러가고 어떤 영화를 볼 지 미리 상의한다는 점과 예매하지 않으면 다른 영화를 선택해야 한다는 현장의 상황변수가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