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3시 대전시청 1층 로비.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과 대전권 대학 총 학장 18명이 한 줄로 나란히 서 대전시가 주관한 ‘2004년 대학입시정보박람회’ 테이프를 끊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행사를 주관한 시청 직원과 대학 관계자 등 모두 100여명이 참석해 열렬한 박수로 개막식을 축하했다. 한 대학 총장은 “시장님께 박수를 보내자”고 말해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 전시회는 대전권 대학들이 홍보부스를 마련, 시민과 입시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시가 예산을 들여 마련했다.
하지만 이 행사를 지켜본 사람들은 “그야말로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대학들이 입시설명회를 모두 끝낸 데다 대전시청 로비에 대학 홍보 책자 몇 권을 갖다 놓은 들 무슨 실효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하루가 지난 3일까지 이곳에서 홍보책자를 가져가거나 문의하는 수험생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각 대학이 마련한 부스에도 홍보책자, 입시원서, 대학신문만 비치돼 있을 뿐이어서 졸속 행사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전시 측에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해 봤지만 ‘이미 예산이 배정돼 있으니 협조해 달라’고 말해 하는 수 없이 참가했다”면서 “시의 생색내기 행사에 동원된 듯 한 느낌을 지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