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너무 썰렁한 느낌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한 측근은 3일 ‘대통령의 요즘 심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이렇게 우회적인 답변을 했다.
이 인사는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하던 이광재(李光宰) 전 국정상황실장이 떠난 이후 공백이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도 무척 답답해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 실장이 사퇴하기 직전 ‘이 실장을 그대로 두기는 어렵지 않으냐’는 얘기가 청와대 내부에서까지 나오자 노 대통령은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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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모는 “주변에서 하나 둘 떠나면서 노 대통령이 외로워 보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측근 비리와 관련해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참모들은 “대통령의 얼굴빛이 어두울 때가 많다. 겉으로는 웃지만 속은 타들어갈 것이다”면서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면서 연일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 검찰은 ‘대통령 측근비리 조사를 검찰 독립의 계기로 삼겠다’며 사정의 칼날을 곧추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 향응 술자리 파문으로 공석이 된 대통령제1부속실장 자리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아직도 비어 있다. 한 386 참모는 “측근이니, 실세니 하는 수군거림 때문에 비워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집사인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의 금품 수수 비리 사실이 드러나자 눈앞이 캄캄했다던 노 대통령은 “내가 모른다고 할 수 없는 일이다”면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한 측근은 “대통령의 ‘왼팔’인 안희정(安熙正)씨를 동업자로 표현한 데 비하면 최씨에 대한 애정의 강도가 더 셌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더구나 3일 노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인 강금원(姜錦遠) 창신섬유 회장마저 구속되자 청와대 안팎에서는 “검찰이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강 회장을 구속까지 하며 “대통령을 무참하게 짓밟아야 하느냐”는 불만이었다. 한 측근 인사는 “대통령이 정말 참을성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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