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는 중국에게는 ‘공포의 대상.’ 78년 이후 24차례의 대표팀 대결에서 중국은 한번도 한국을 이기지 못했다. 14승10무로 한국의 절대 우세.
7일 일본 사이타마경기장에서 열리는 2003동아시아연맹컵축구선수권대회 한국-중국전. 이 경기는 최근 부진을 떨치고 월드컵 4강국의 면모를 되찾겠다는 한국과 “한국을 한번 이겨보자”고 다짐하는 중국의 맞대결이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 4월27일 인천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번 경기는 1년8개월만의 재대결.
▽지면 끝장
한국의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이나 중국의 이리에 한 감독 모두 최근 성적 부진으로 퇴진 압력에 몰려 있어 이 한판의 의미는 크다. 쿠엘류 감독은 이번 대회 홍콩과의 첫판에서 3-1로 승리했지만 한 감독은 일본에 0-2로 져 더 절박한 처지.
쿠엘류 감독은 “홍콩전에서 후반 ‘3-4-3’ 포메이션을 펼쳤는데 성공적이었다”고 밝혀 중국전에서도 김도훈-안정환-김대의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이을용-김두현-김동진-최원권을 미드필드진에, 김태영-유상철-최진철-GK 이운재로 수비진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 감독은 “선수들이 ‘한국을 꼭 한번 꺾어보자’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드필드진을 두텁게 하는 ‘3-5-2’의 포메이션으로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기둥 골잡이의 격돌
한국의 김도훈(성남 일화)과 중국의 하오하이둥(다롄스더)은 33세로 동갑내기. 여기에 양 팀의 최전방 공격을 맡고 있는 주전 골잡이다.
김도훈은 하오하이둥에게 풀어야할 ‘구원’이 있다. 소속팀인 성남 유니폼을 입고 2월19일 A3챔피언십 다롄전에서 하오하이둥에게 해트트릭을 내주며 2-3으로 패했고 3월17일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하오하이둥에게 2골을 빼앗기며 다롄에 1-3으로 패했던 것. 두 경기에서 김도훈은 한골도 넣지 못했다.
올 시즌 K리그 득점왕(28골)인 김도훈은 이번 대회에 앞서 “골을 넣는데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홍콩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그가 중국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해 두 번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