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5일 대통령 측근 비리와 관련해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51)이 이광재(李光宰)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 회장 및 썬앤문그룹에 대한 계좌추적과 참고인 소환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김성래 썬앤문그룹 전 부회장(53·여·구속)을 불러 이 전 실장에게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녹취록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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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검찰은 이 전 실장을 이르면 다음 주 중 소환해 문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또 검찰은 대선자금 불법 모금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그룹 본부와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사무실 등 2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로써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롯데 등 이른바 5대 기업에 대해 모두 한 차례씩 압수수색이 실시됐다.
문효남(文孝男) 대검 수사기획관은 “롯데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한 흔적이 포착돼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압수수색에 대비한 듯 일부 자료를 깨끗이 치운 흔적이 있었으나 모든 자료를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반경 롯데그룹 구조조정본부에 해당하는 롯데호텔 경영관리본부와 롯데건설 사무실에 각각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 등 각종 자료를 확보했으며 임승남(林勝男) 롯데건설 사장과 김병일(金炳一) 롯데호텔 경영관리본부 사장 등을 곧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기업들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와 관련해 문 수사기획관은 “진상규명에 협조하는 기업과 거부하는 기업 사이에 확실하게 차별화되도록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