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고 대체 복무를 요구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병역의무를 강제하는 현행 법률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형사항소8부(고의영·高毅永 부장판사)는 5일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 예비군교육훈련을 거부하고 불참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씨(25)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유죄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양심형성 및 결정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하지만, 양심적 결정을 외부로 표현하고 실현하는 자유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에 의해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 자유”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는 국민의 기본의무인 병역의무뿐 아니라 평등권과도 충돌한다”며 “남북분단과 군사적 대치라는 현실적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대체복무를 포함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 경우 병역거부자가 급증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