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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 국민주 살까 말까"…투자자 득실 저울질

입력 | 2003-12-07 17:19:00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공모가 산정 기준일을 코앞에 두고

주가가 치솟으면서 투자 득실을 따지는 시장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공모가 산정 기준일은 8일(유상증자 청약일인 15일로부터 5거래일 이전).

이날 하루 거래를 마치면 현대엘리베이터의 공모가는 확정된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의 성공 가능성은 물론 유상증자 물량에 연동된 무상증자 비율, 목표주가, 기대 수익률 등도 크게 달라지게 된다.》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내용항목내용발행규모10,000,000주액면가5000원신주 발행가액 할인율30%청약일12월 15∼16일납입일12월 22일상장예정일12월 30일증자방식일반공모1인당 청약한도300주주간사회사현대증권자료:현대증권

▽예상보다 높아지는 공모가=인수합병(M&A) 전쟁이 일단락되며 소강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던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최근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며 다시 급등했다. 3일과 4일 연속 상한가를 쳤고 5일에도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가 결국 6.38% 오른 5만원에 장을 마쳤다.

8일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유상증자 공모 기준가는 5만원 중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공모 기준가는 기준일 종가, 기준일로부터 일주일간(2∼8일) 평균가, 기준일로부터 한 달간(11월 10일∼12월 8일) 평균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정하게 돼 있다.

최종 신주발행가는 기준가에서 최대 30%까지 할인할 수 있으므로 대략 3만9000원 수준이 될 전망. 이는 애초 공시된 4만900원보다는 낮지만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3만원대 초반에서 결정될 것이라던 주간사회사(현대증권)의 예상보다 높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무상증자를 감안하면 실제 발행가액은 더 낮아지고 5만원 중반대 주가가 유지되면 여전히 어느 정도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상증자 물량이 적을수록 무상증자로 받는 물량은 상대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투자자들로서는 크게 손해볼 게 없다는 주장이다.

▽각종 변수들로 뿌연 ‘안개’ 전망=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기업의 펀더멘털 자체로만 따졌을 때 투자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송준덕 팀장은 “기업실적은 내년까지 좋아지겠지만 주가는 이미 이를 반영하고도 지분 경쟁으로 더 오른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적이 현재 주가를 받치려면 앞으로 2년은 기다려야 할 정도라는 것.

송 팀장은 유상증자 물량이 예상치의 25%가 된다는 가정하에 6개월 목표 주가는 4만5000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서울증권이 4만1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놓는 등 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시세차익도 많지는 않다.

지금까지 주가를 움직여온 M&A 전쟁이 재연될 경우 주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은 남는다. KCC측이 내년 초 금감원의 방침대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0.6%을 처분하게 되면 3월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제2의 게임’이 다시 벌어질 여지도 있다. 벌써부터 이를 기대한 투기 세력이 일부 달라붙는 양상이다.

KCC측이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낸 주식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도 변수. 12일경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주주 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