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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한방 이야기] 주부습진, 고삼가루 바르면 호전

입력 | 2003-12-07 17:35:00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새내기 주부 윤정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웰빙(well-being)족이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해서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유지한다는 것이 그의 생활신조이자 철학이다.

그런데 겨울이 다가오면서 그녀의 웰빙 전선에 이상이 생겼다. 원인은 손가락 사이에 생긴 주부습진.

윤정씨는 물일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아토피 체질 탓인지 꽃꽂이를 배우면서부터 손이 거칠어지며 붓고 가려워지는 증세가 점점 심해졌다. 양방에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아 발라봤지만 그때뿐이었다. 게다가 하루라도 안 바르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손이 화끈거려 약을 끊은 채 이를 악물고 참아왔다.

이때에는 우선 차가운 우유찜질을 해보기를 권한다. 초기에 스테로이드 연고로도 낫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한약재인 고삼(苦蔘)을 가루로 만들어 환부에 바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손이 많이 건조한 사람이라면 바셀린이나 베이비오일에 개어서 바르는 것도 요령이다.

그러나 주부습진 치료의 첫 단계는 역시 손에 물이 닿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대로 습진 환자는 물일을 할 때에 반드시 면장갑을 끼고 그 위에 고무장갑을 끼도록 한다. 땀이 나는 사람은 미리 고삼가루나 땀띠분을 바른 뒤 면장갑을 끼도록 한다. 그리고 손에 땀이 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뜨거운 물에 손을 넣지 않도록 하고 일단 손을 씻었으면 정성껏 물기를 제거해준다.

또 고추는 물론이고 양파, 마늘 등 자극성식품을 만지지 않도록 하고 특히 오렌지 등의 시큼한 과일, 식기세척제, 샴푸 등도 되도록 피하도록 한다.

한방에서 주부습진은 대개 자궁이 냉해서 생리가 불순하고 손발이 달아오르기를 잘하는 사람이 체력이 떨어졌을 때 생긴다고 본다. 그러므로 치료는 단순히 피부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약해진 장부의 균형을 잡아 주는 데 목표를 두며 주로 율무나 인삼, 쑥 같은 약재를 체질에 맞추어 쓴다.

한의원에서 주부습진에 가장 널리 쓰는 연고는 ‘자운고’이다. 이 연고는 당귀(當歸)와 자초(紫草)라는 약초를 배합해 만든 것이다. 가정에서는 이 두 가지 약재를 사다가 끓여 마시고 남은 찌꺼기는 가끔씩 발라주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피부병 치료가 대부분 그렇지만 주부습진도 일단 걸리게 되면 피부가 제대로 회복하는 데에는 4∼5개월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느긋하게 마음먹고 꾸준하게 치료해야 한다.

윤영석 춘원당 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