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이용하는 상호저축은행의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1개월 이상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민들의 경제사정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으로 금융기관 부실은 물론 신용불량자 양산도 우려되고 있다.
7일 금융 당국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소액신용 대출 연체율은 47.4%로 6월 말의 40.5%에 비해 6.9%포인트 늘었다.
이는 소액신용 대출 2조5000억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연체되고 있다는 얘기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 대출 부실이 심각한 수준임을 나타낸다. 특히 2001년 말 11.1%였던 저축은행의 소액신용 대출 연체율은 작년 6월 말 16.3%, 같은 해 12월 말 29.0%, 올해 3월 말 37.5% 등으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교보증권 성병수(成秉洙) 애널리스트는 “저축은행의 소액신용 대출자는 대부분 신용카드사 현금서비스 이용 고객과 겹친다”며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한도를 잇달아 줄이면서 그 여파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 대출 연체율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 노태식(盧泰植) 비은행감독국장은 “올해 들어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소액 대출을 중단해 대출 잔액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기존 연체 대출에 대한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연체율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국장은 또 “올해부터 집행된 소액 대출에 대한 연체율은 낮다”며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소액 대출의 연체율 증가 속도도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소액 대출 연체에 따른 저축은행의 부실을 막기 위해 연체율이 높은 저축은행들에 자본 확충 등 자구 계획과 함께 효율적인 채권 회수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